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드라마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 안에 정말 많은 메시지들이 담겨 있고 통찰의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대부분의 드라마가 그렇듯 <두 번째 직업 찾기> 역시 제16화로 종결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아직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논문 투고와 몇 군데의 강의를 동시에 준비해 나가던 어느 날 노트북이 고장 났다.
지난해 가을에 데이터를 백업해 둔 후 방심하고 방치해뒀으니 당장 사용해야 할 화일들을 열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며칠 동안은 하드 디스크 복원은 당연히 가능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복구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고 그 사실이 믿어지지가 않았다.
그동안 정성 들여 만들어 놓은 다양한 자료들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것이다.
더구나 이틀 후에 넘길 많은 강의자료들과 글 작업들을 생각하니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그 충격에서 다시 회복탄력성을 발휘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점을 맞이 한 것이다.
열정적으로 나아갔던 그 여정에서 잠시 멈추고 더 깊은 곳을 바라보아야 했다.
나의 노트북의 데이타가 모두 사라지고 리셋된 것처럼
지금 여기에서 일과 일상이 균형을 이루는 <행복>을 향해 나아가야 할 시간이다.
하루 종일 <시간이 없다>라는 말을 반복하고 있었다.
코로나 상황으로 집안에 하루 종일 아이들과 함께 하니 더욱 그런 느낌이었다.
어느 날 딸아이가 ❝엄마, 우리한테 관심이 있기는 한 거야?❞라며 투덜거렸다.
삼시 세 끼를 정성껏 차려주고 빨래, 청소 모든 일을 척척해냈다고 믿었다.
맡은 강의도 성실히 준비했고 논문도 무사히 끝내며 졸업을 맞이 했다.
하지만 그동안 또다시 균형이 깨어졌음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거리두기 단계가 올라가면서 기존에 진행하던 강의들이 최소되거나 연기되었다. 다시 상실감이 느껴졌고 다시 <멈춤>상태로 들어섰다.
직업을 찾고 일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어려움이 때로는 자신의 노력만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시기를 만나게 된다. 그때는 잠시 멈추고 충분히 휴식을 경험하다보면 다시 회복할 수 있는 힘, 회복탄력성을 가지게 된다. 직업을 찾기 위한 과정은 마침표가 있는 것이 아니었다. 다시 전 단계로 돌아가 그 과정을 반복하면 그 다음 단계로 더 튼튼하고 안정적으로 나아갈 수 있다.
<두 번째 직업 찾기> 구체화기 단계로 돌아가 현재 상황에 맞는 목표를 다시 설정하기로 했다. 최근에 새롭게 알려지고 있는 심리치료법을 공부하고 새로운 자격증을 목표로 세웠다. 언제 주어질지 모를 소나기 같은 기회를 대비하기 위해 충전의 시간을 필요하다.
이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일의 방향성을 정비하고, 삶에서의 일과 생활이 균형을 이룬 여정을 지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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