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심각한데 난 웃겼어.

나의 여름

by 여름이네





여름이 아빠가 나에게 하는 말이

" 목줄을 좀 느슨하게 매는 게 어떨까? 목이 답답하면 안 좋을 것 같아서."

그 말이 맞다고 생각이 되어서 이번 산책 때는 목줄을 조금 더 느슨하게 맸다.

여름이와 내가 다니는 집 앞 산책길은 시골 논, 밭 길이라 자동차가 그렇게 많이 지나다니지는 않지만,

이따금 자동차가 지나갈 때면 흙길의 좁은 귀퉁이로 여름이를 피신시켜야 해서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늘 그러하듯이 리드 줄의 길이를 최대한으로 늘어뜨려 놓고 산책을 하던 중 문득 뒤를 돌아보니 두 대의 차가 빠른 속도로 오고 있었다.

당황한 나머지 줄을 바싹 당겼다. 길이 좁아서 여름이가 자에 다칠세라 아주 빠르게 당겼는데 목줄이 그 자리에서 풀려버린 거다.

정말 놀랐는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여름이가 차가 있는 쪽이 아니라 길옆의 도랑에 하반신이 빠져서 버둥거리고 있었다.

순간 긴장이 풀려 그런지, 버둥대는 여름이가 귀엽고 웃겨서 그런지 여름이를 올려줄 생각도 안 하고 그 자리에서 소리 내서 웃어버렸다.

아마 집에 돌아가면 도깨비풀 백만 개쯤 떼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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