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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화려한 명사-김석용 에세이 한편

by 화려한명사김석용

쑥부쟁이


가을

가을이 성큼 다가왔네. 그제까지만 해도 덥고, 습했는데 아침 기운이 서늘하다. 새벽 공기가 베란다 문틈을 타고들 온다. 살갗에 닿는 느낌이 시원하다 못해 몸이 오싹해진다.

아침나절에 낚시터에 왔다. 평일 조용한 가운데, 단골 몇몆이 서 띄엄띄엄 앉아 낚시를 한다. 찌를 보다 말고 하늘을 보니 청명하고 맑다. 바람도 솔솔 등짝을 스치고 지나간다. 시원한 바람 맛이 콧등을 스치고 가는 게 너무 좋다. 잠시 낚시터를 걷는다. 음산하고 그늘진 곳에 쑥부쟁이가 가을을 알린다.

평일 쉬는 날, 새벽부터 바쁘다. 이 나이에 대도 않는 온라인 수업인 국비지원 코딩 강의를 신청해 2주 차강의까지 듣는다. 하루에 할 수 있는 수강시간이 8강까지란다. 이참에 제3차까지 끝내려고 욕심부리다. 그만 보랜다. 하루에 수강할 수 있는 시간이 지났습니다라는 문자가 뜬다. 컴퓨터를 꺼고 할 수 없이 책 보기를 한다. 저번 달부터 월 정액제로 YES24 온라인 무제한 책 보기를 하고 있다. 사실 종이 책값이 만만찮다. 권당 15,000원 정도니 비싸기는 하다. 서재에 책 쌓아둘 자리도 없다. 새벽에 일어나 스탠드 불 밝히고 책 보는 게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그래서 스마트폰으로 보게 되었다. 스마트폰은 종이책처럼 표시 나게 들고 다니지 않아서 좋다.

예전엔 시력이 좋아 아무 때나 일어나 책을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서재에 앉아 책을 보면 우선 눈물이 나고 눈이 침침해져 온다. 새 면장에서 눈을 깨끗이 씻고 해도 30분 정도면 도로 침침해진다. 그래서 할 수 없이 택한 게 스마트폰으로 보기로 한 거다. 아무 때나 시간 있을 때 보기도 편하고 종이책 들고 다니지 않아 너무 좋다. 그리고 나면 또 할 일이 남는다. 바로 글쓰기다. 글 쓰는 일은 오래전부터 해오던 일이지만 얼마나 간단하게 읽기 편하게 지루하지 않게 할려니 어렵다. 여전히 힘들고 지루하다.

이 가을에 책이라도 읽고, 살찌운다면 좋은 일이라 할 수 있겠다. 파란 하늘을 보며 낚시도 해야 하고, 가을 낚시는 중후한 입질이 아니어도 좋다. 짧은 입질에 손이 빠르게 반응하는 것은 내 육신이 아직도 쓸만하다는 증거라서 좋다. 더 멋진 붕어 입질을 볼 수만 있다면 어디던 찾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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