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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멀끔 Aug 04. 2024

40대 중년남 오징어 탈출 공략집 5 : 수영(1)

좀 더 숨가쁜 걸 해보자

전편들에서 언급했다시피,


나는 40 중반 이후 쑴풍 찾아온, 이제껏 겪어본 적 없는 원자폭탄 같은 이 가공할 크기의 찝찝털털한 기분을 타파하기 위해 몸부터 혹사시켜 보기로 하고, 제일 먼저 헬스를 시작했다.


앞 편에서 결론했다시피 헬스는 물론 좋은 운동이긴 하지만 뭔가 나의 이 막힌 혈 뻥 뚫기에는 어딘가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감을 느꼈다.


몸을 혹사시키는 게 맞긴 맞는데..

뭔가 숨을 헐떡이면서 게토레이 하나 까재끼는 그런 호쾌한 쾌남적 쾌락의 맛은 좀 떨어진다고나 할까.


헬스는 엄밀히 말하면 무산소 운동이고 근집중 피크 순간에는 무호흡을 해야 효율이 좋다. 뭐 나는 그랬다.


그렇다고 이 땡볕에 살 타가면서 바깥에서 땀범벅이 되어 뛰고 싶지는 않고.. 러닝머신 위를 뛰자니 좀 재미가 없을 것 같고..


사실 러닝머신도, 걷기에는 좀 따라가기 빠듯하고 뛰기에는 약간 여유가 있는 경계 사선의 속도로 타면 두 시간 정도는 음악 들으면서 무난하게 큰 고통 없이 즐기면서 할 수 있고 나름 재미가 있긴 하다.


특히 나는 다이어트를 위한 여성분들이라면 이 방법을 강추한다. 그렇게 큰 고통이 없으니 지속적으로 부담 없이 의미 있는 중장 시간을 매일 할 수가 있고, 칼로리 소모도 크기 때문에 내 경우는 체지방 제거가 아주 야멸차게 되었다.


물론 나는 근본적으로 살이 너무 빠지는 것은 경계하기 때문에 오히려 살이 계속 빠져나가는 게 부담스러워서 그만두었다.


아무튼.

땡볕에 밖에 나가 땀 샤워 하긴 싫은데 그래도 뭔가 더 액티브하게 좀 움적 거리고는 싶다?


음....


..!!

수영.


나는 수영도 가차 없이 등록하기로 한다.


헬스도 중단한 것은 아니고 약간 빈도를 줄이면서 병행하기로 했는데,

왜냐하면 1년 정도 헬스를 하면 이미 중독이 되어서 일주일만 안 해도 오히려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기분 나쁜 고통이 스멀스멀 뒤 따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한 땀 한 땀 간신히 만들어 놓은 근육이 한없이 막 풀어헤쳐지는 듯한 느낌?


그래서 놓을 수가 없는데 수영도 하고 싶으니 같이 하기로 한다.


어느날 퍼뜩 이 오징어 같은 기분으로 똑같이 살기 싫다는 걸 깨달은 나는 되든 안되든 조금이라도 행복을 더 탈환하기 위 이 투쟁에 필사적이다.


나는 할 수 있는 모든 재원과 시간을 털어 부어,

닥치는 대로 융단 폭격 하기로 했다.


운동, 학습, 일탈(?), 일, 명상, 모임, 악기, 여행, 서화, 패션 등등 생각 할 수 있는 모든 힌트는 다 해 볼 생각이다.


그리고 그렇게 몸으로 직접 때워본 시도들의 실효를 분석하고 기록할 것이다.



다시 수영으로 돌아와서,


수영을 처음 등록하시는 분들이라면,


아마도 첫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은,

특히 남자분들이라면 타이트한 쫄쫄이 툭튀 수영복을 입어주어야 하는 것일 수 있다.


나도 그랬다.  


몸매에 자신이 없다고 해변에서 입는 사각 트렁크를 입고 배울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툭튀는 처음에는 좀 어색하지만 나중에는 정말 서로가 아무 생각이 없어진다.   


나는 처음에는 웃통을 까는 것도 좀 쑥스러워서 래시가드를 한사코 입고했는데 솔직히 이것도 좀 눈에 띄기는 하다.


이런 쫄보인 나도 이제는 무념무상으로 쬴쬴이 툭튀 수영복을 입고 당당하게 활보한다. 그런 생각을 했었는지조차 인지도 못하다가 이제야 회상하고 글로 쓰니 아 내가 그런 때가 있었지 떠올리게 되었다.



둘째는 기본적으로 물을 무서워하시는 분들도 있다고 들었다.

 

이건 뭐.. 나는 그런 느낌을 특별히 받아 본 적은 없어서 정확히 어떤 느낌인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물속에서 숨을 쉴 수 없다는 부분에 대한 일련의 공포라면,


물속에서 숨을 쉴 수 없다는 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이다.


물속에서도 코로든 입으로는 편하게 내쉬는 건 된다고 생각하면 좀 편하다. 물 속이라고 입틀막, 코틀 막 하고서 물 한 방울 샐 틈 없이 철통방어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뽀글뽀글 내쉬는 건 자연스러운 거다.


그렇다고 막 침질질 흘리그런 느낌은 아니고 자연스럽게 호흡만 빠져나가는 느낌?



셋째는, 완전 기초반은 생각보다 인기가 많다.


특히 완전 초보반은 사실 직장인이 다닐 수 없는 낮 시간대를 빼면 이미 사람들이 꽉 차 있어서 등록하기 조차도 어려울 수도 있다. 어지간한 밀집지에는 한 4~5개월은 대기 해야 할 수도 있고, 그나마 기본 3개월~ 6개월처럼 장기 등록만 받는 곳은 좀 더 들어가기 수월할 수도 있다.  


처음 쭈뼛쭈뼛 쬴쬴이 수영복을 입고 초보반에 가면 비슷한 수준의 병아리 친구들이 모여 있는데, 


우리가 허우적 대고 있을 동안 옆 레인 레슨 반에서는 이미 기본 영법은 다 마친 중고수들이 다이빙에, 스피드 질주에, 폭풍 접영에 아주 온갖 버라이어티 한 멋진 모습이란 모습은 위풍당당하게 단체로 보여주는데 살짝 부럽기도 하고 저 정도만 돼도 좋겠다 싶은 동경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그들의 허점도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서 별거 없다는 생각이 들어가게 되니 기죽을 것 없다.


다만, 생각보다 모든 기초 영법을 어느정도 마치는 것 시간이 좀 걸리기는 한다.


자,

그럼 수영장에도 일단 몸을 던져 재낀 후 6개월이 지난 지금,


나는 펠프스가 되었을까?


행복 쟁취에 있어 헬스에서 조금은 아쉬웠던 부분을 수영에서는 얼마만큼의 효율로 뽑아낼 수 있었을까?


다음 편에는 수영에서 내가 느낀 행복 효율에 있어 그 허와 실을 낮낮히 논해보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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