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향기로운 민정 Jan 19. 2024

바람이   100-68

#책과강연#백백글쓰기#14기#바람

함께 글을 쓰는 사람들을 만나면 내 마음에도 바람이 분다.  직접 쓴 글을 읽고 얘기를 나누다 보면 고이 잠자고 있던  마음에 긍정이 일렁인다. 왠지 펜만 잡으면 한편 뚝딱 나올 것 같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다들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음이 눈으로 보인다. 열심히 글 쓰는 사람들 틈에서 혼자만 고인 물처럼 썩어가고 있는 것 같아서 정신이 번쩍 든다.  나태해진 마음을 팽팽하게 잡아당기는 긍정의 바람이 분다. 작가님들의 근황을 들으며  칼만  만지작거리고 있다. 무 라도 썰어야 할 것 같다. 칼만 잡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우두커니 바라만 보고 있는 나를 본다. 노를 저어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바람만 기다리는 돛배 같다. 방향을 잡고 신나게 노 젓는 법을 모르고 있었다. 어렴풋한 방향이 아닌 확실한 방향을 잡고 노를 저어야겠다. 하나하나 정리를 해야겠다. 갑자기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아졌다. 한꺼번에 모든 것을 동시다발로 시작하려는 욕심이 삐죽삐죽 솟아난다.  마음이 바쁜 나를 글을 쓰며 진정시킨다. 저마다의 특색을 살려서 활동이 왕성한 작가들을 바라만 보았다.  나는 못 할 것 같았고, 천천히 해야겠다는 마음에 채찍질이 필요할 것 같다.  몇 년 사이에 폭풍 성장하는 작가님들께 손뼉 치며 응원만 했다. 황무지 같은 마음에 작은 씨앗 하나를 심어 본다.  아니다 흩뿌려야겠다. 흩뿌림은 중구난방이고 너무 성의가 없는 것일까?! 아무튼 텃밭을 일구듯이 마음 밭도 가꾸어야겠다. 자연의 순환과 정화를 위해서 폭풍을 동반한 홍수도 필요하고 산불도 한 번씩 나야 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물론 그로 인해 누군가가 치명적인 아픔을 겪는 것은 원하지 않다. 지나치게 잔잔한 내 마음에 태풍이 불어서 저 바닥으로 가라앉은 욕망을 끌어올리고 싶다.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운 마음에  시간도 잊고 나누는 대화가 태풍으로 작용한다.

작가의 이전글 이 부끄러움은 100-67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