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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20.월요일

덩이라는 닉네임

by 덩이
햇살이 힘차다

덩이라는 닉네임의 시작은 중학교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로 이사 간 친구이자 언니인 S내가 다니던 중학교로 보낸 편지에서부터 비롯되었다.

종례시간이었나? 1학년 담임 선생님이 S의 편지를 살랑 흔들어 보이며 씩 웃으셨다.

-덩이, 덩이가 누구야?

지읒을 쓸 때 맨 위에 한 획을 가로로 긋고 그 아래에 시옷자의 한 획을 길게, 다른 획을 대각선보다 가로에 가깝게 붙여 쓴 것을 보시고 그렇게 읽으신 것이다.

훗날 한메일을 만들고 온라인에서 닉네임을 만들어야 할 때 가장 먼저 덩이가 떠올랐다.

인생 최초이자 유일한 닉네임은 그렇게 탄생했다.

힘차게 빛난다

내 닉네임을 읽을 때마다 명이 떠오른다.

글씨를 귀엽게 쓰고 얼굴과 목소리는 더 귀여우며 내 인생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친구이자 언니인 S. 편지를 흔들던 그 순간 세상 다정하게 내 이름을 부르시던 담임 선생님.

덩이라는 뜻을 국어사전에 찾아보니

작게 뭉쳐서 이루어진 것 이란다.

숟가락을 뒤집어 놓은 것 같다

맞다.

나는 작은 것이 뭉쳐서 만들어진 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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