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23.7.27.목요일

엄마의 복

by 덩이
오늘도 푹푹 찌겠다

우리는 방학이지만 엄마는 오늘 일하러 가시는 날이다.

엄마를 일터에 모셔다 드리고 집으로 와서 늦은 아침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엄마가 깎아주신 풋사과와 참외도 먹는다.

엄마의 사랑과 희생을 마음껏 누려본다.

아이와 휴식을 즐기고 있는데 카톡으로 사진이 하나 전송되었다. 아빠 산소 앞에 소주와 건어물을 올린 사진이다.

신랑이 근처에 업무차 내려왔다가 장인어른 산소에 술을 올리고 인증사진을 찍어 보낸 것이다.

고맙고도 이상하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장인어른인데 참 정성을 다한다. 싹싹하고 씩씩한 신랑은 내가 차려준 장모님의 음식을 점심으로 먹고 다시 올라갔다.

구름잔치가 벌어졌다

오후엔 아이와 근처 과학관에서 시간을 보냈다. 두 번 왔던 데라 익숙한 곳이다. 함께 과학관을 둘러보고 있는데 제부에게 전화가 왔다.

제부도 장인어른 기일에 못 찾아뵈었다고 잠시 짬을 내어 들르겠다고. 엄마 일을 마치는 시간에 맞춰 잠깐 보고 간 그 정성이 참, 너무 고마웠다.

달이 보인다

엄마에게 우스갯소리로 내가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남편복이 짧았어도 사위복이 있다고.

그 복은 결국 엄마가 불러들인 복이다.

반달인가

엄마가 열심히 성실하게 사셨고 그래서 엄마가 만들어 내신 복이다.

덕분에 지금까지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수록 더 실감한다.

탑과 달

나도 엄마처럼 살기 위해 노력한다.

해가 지고 달

열심히 성실하게.

사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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