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는 해보려고 하지 않았던 새로운 요리에 도전을 하게 되었다. 그 도전의 첫 번째는 겉절이였고 두 번째는 닭발이다. 놀이터에서 친해진 할머님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닭발을 좋아한다고 하니 집으로 초대해 주셨다. 할머님께서 직접 맛있는 닭발을 만들어주셔서 가정에서도 만들 수 있는 음식임을 눈과 입으로 확인하게 되었다. 덕분에 쉽고 간단하게 닭발을 만드는 방법을 배워왔고 며칠 뒤 바로 만들어 보았다. 손질이 잘 된 닭발을 사는 것이 관건인데 다행히 집 앞 마트 두 군데 모두 손톱, 아니 발톱 손질이 다 된 냉동 닭발을 팔고 있었다.
냉동 닭발을 찬물에 담가 핏물을 빼고 해동하는데 냉동되어 있을 때는 연갈색이더니 해동되고 나서는 생닭처럼 뽀얘진다. 딱딱할 때 만지는 것과 말랑한 상태의 닭발을 만지는 느낌은 엄청난 차이가 느껴졌다. 냉동되었을 때는 물체의 느낌이었다면 해동되고 나서의 닭발은 누군가의 발을 만지는 느낌이긴 했다. 그렇지 닭발이니 누군가의 발은 맞지. 아마 몇 년 전의 나였으면 소리를 지르며 닭발을 내던졌겠지만 이젠 맨손으로 생닭과 생선 만지는 건 아무것도 아닌 주부 몇 연차가 되니 그런 일까지는 일어나지 않았다.
처음 닭발을 삶을 때 월계수 잎, 생강, 통후추, 파뿌리에 맛술이나 소주를 넣고 10분 정도 삶아 찬물에 헹구어 냈다. 삶아진 닭발을 찬물에 헹구면서 불순물을 없애고 쫀득한 맛을 살린다. 닭발을 맨손으로 헹궈내면서 탱탱한 감촉에 조금 놀라기는 했다. 닭 발가락 사이에 통후추가 껴있는 걸 보고 아무렇지 않게 피식하는 나를 보고 또 한 번 놀라기도 했다.
두 번째 삶을 때는 된장을 살짝 풀어 기본 간을 더하여 삶아낸다. 쫀득하고 씹는 맛을 원하면 한 20분 정도만 삶았다가 양념과 볶고, 발목뼈가 쏙 빠지는 국물 닭발은 양념을 넣고 30분 정도 더 끓이면 된다. 양념은 간장, 고추장, 고춧가루, 매실청, 파, 다진 마늘, 참기름, 물엿, 설탕 등 기본양념이면 충분하다.
직접 해보니 겁먹었던 것에 비해 쉬웠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불에 구운 맛까지 낼 순 없지만 사 먹는 게 당연하다고 여겼던 요리를 해내고 보니 정말 뿌듯했다. 겉절이를 만들었을 때처럼 여기저기 나눠주고 싶었고 닭발 먹을래? 권하면서 한동안 참 많이 얘기하고 다녔다.
처음 만들어 본 뒤로 여러 번 닭발을 만들어 보니 처음 삶을 때 오만가지를 다 넣지 않아도 소주나 맛술만 있으면 충분했다. 확실하게 잡내를 잡고 싶으면 소주에 생강 몇 조각을 넣으면 된다. 닭발을 배운 뒤 우리 집 냉동실엔 늘 작게 자른 생강이 준비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