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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2.21.금요일

도장 찍기

by 덩이

늦은 오후, 포천아트밸리를 다녀왔다.

국가유산 방문자 여권을 들고 갔다. 도장을 하나 더 찍는 것이 오늘의 목표였다.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간다. 모노레일은 두 대인데 한 대에 우리만 탔다.

2월의 금요일, 늦은 오후, 찬바람이 부는 날씨라 방문객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맨 위에 있는 천문과학관을 먼저 구경했다.

이번 달 독서모임 책인 유시민 작가님의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를 읽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설명글을 더 눈여겨보게 된다.

로비에 있는 키오스크에서 QR코드를 스캔하면 방탈출 게임을 할 수 있다. 세 가지 중 한 개를 풀어서 선물도 받았다. 시시할 줄 알았는데 쉽지는 않았다.

천주호가 얼었다
조금씩 녹고 있다

천주호를 잠깐 구경하고 가기로 한다.

1급수인 천주호에 도롱뇽이 살고 있단다.

내려오는 모노레일 타는 곳 근처 풀밭에서 고양이들 여러 마리를 발견했다.

예닐곱 마리 정도 되는 것 같다. 다행히 구석에 고양이 집으로 보이는 상자가 보인다.

부지런히 고양이 사진을 찍는다.

아랑곳하지 않고 햇볕을 즐기고 있는 고양이들이 귀엽다.

오늘의 외출은 도장 찍기에 급급해서 큰 감흥이 없었는데 고양이들을 만나고 나서야 흥미로워졌다.

맞어, 예전에 아이가 어릴 때 아트밸리를 처음 왔을 때는 모든 게 다 구경거리고 즐거웠는데.


어쨌든 요즘 집에만 있고 싶어 하는 아이를 데리고 나가 걸었다는 것만 해도 의미 있는 방문이었다. 초등학교 4학년이 되는 아이의 일상을 어떻게 꾸려 나가야 하는 것인가 요즘 고민과 생각이 많다.

요즘 내가 아이 말고도 관심을 갖고 있는 생명체는 동백이다. 아주아주 조금씩 꽃봉오리가 얇아져 가고 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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