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같은 바다, 부레 없는 우리-더 견뎌야할 이유가 있다면>

by 쌍둥이 아빠

희망


그가 언제 어디서 태어났는지 나는 모른다

불현듯 어린 시절 찾아와 그는 나의 손을 잡았다

그의 눈은 외계인의 맑고 까만 눈처럼 보였다

입은 가늘고 길었다

얼굴이 검은 편이라 목소리가 음산하게 들리기도 했다

초대받지 않은 그는 내게 찾아와

가늘고 검푸른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내가 그의 손을 잡아 그를 알게 된 후부터

그는 나를 구타하기 시작했다

참을 수 없는 모욕을 주기도 했다

심지어 나의 가족, 친구, 애인까지 겁탈하기 시작했다

그는 죄의식을 가지지 않았다

내가 분노의 눈으로 쳐다 볼 때면

어깨를 으쓱하며 “뭐가 잘못되었지? 하며 되물을 뿐이다

아직도 나는 그의 거처는 물론 그의 이름도 알지 못한다

지금도 그는 나를 자주 찾아온다

이사를 가고 전화번호를 바꾸기도하지만

그의 손아귀를 벗어날 수 없다


다만 아직 내가 더 견뎌야 할 이유가 있다면

그가 아직은 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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