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슬픔을 모른 체 하고

<같은 바다, 부레 없는 우리-제3부 가족>

by 쌍둥이 아빠

지난밤, 슬픔을 모른 체 하고


지난밤, 서른 살을 채운 큰누나는

큼지막한 노래방 마이크를 잡고

음정을 잡아나갔다

높은 도와 낮은 도를 맞추지 못해

노래를 다시 시작하다

덧니를 드러내며 이마를 쳤다

(교실 문을 열고 새로 깍은 연필을 주던 그 덧니)

서캐잡이 작은누나

보다못해 낮은 도를 잡아 주자

그제야 한 소절을 따라 불렀다

큰누나가 노래를 못한다

덧니를 드러내며 웃기만 한다

작은누나는 더 큰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나는 손뼉을 쳤다.

서투른 노래처럼, 서투르게 살아온, 노래

사람 사는 빈집에 뭉클

연기처럼 피어오른 노래


아침이 오면

평소보다 깊이 가라앉은 목소리, 몸

그 작은 몸

한 번은 안아주자

노래 못하는 오빠가 되어

덧니박이 누이와 화음을 맞추자

너를 안고 내가 안기어

우리 서투른 노래를 부르자

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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