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믐 Jun 07. 2022

46일 차

2022. 06. 07

Q. 다른 사람을 가르칠 수 있는 지식이나 능력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글쎄요. 나는 솔직히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에 회의적인 편입니다. 나의 부모는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을 하였고, 많은 자식들은 자신의 부모가 가진 직업에 회의를 느끼는 경우가 많죠. 아마도 부모가 그 직업을 가짐으로써 상대에게 가지는 기대에 대한 회의가 더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르겠군요.

무언가를 가르친다기보다는 무언가를 전달하는 것에 더 의미를 두는 편입니다. 내가 아는 것을 얘기하는 것, 그것은 주입의 영역에 가지 않습니다. 그를 통해 상대방에게 어떤 변화를 바라지 않죠. 나는 내가 줄 수 있는 무언가를 내놓는 것이고, 그것 중 무엇을 가져가고, 어떻게 쓸지는 상대의 영역에 맡겨두는 편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줄 수 있는 것이라고는 내가 경험한 것들, 내 삶, 나 자체일 것입니다.


Q. 다른 사람을 가르친 실제 경험이 있나요? 어떤 주제, 내용이었나요?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영어를 가르쳐보려 한 적은 있습니다. 정확히는 내가 영어 공부를 어떻게 했는지를 공유하려고 함에 가까웠죠. 나는 외국에서 산 것치곤, 영어를 잘하기 좋은 외국의 환경과 조건들을 백분 누리지는 못했습니다. 외려 그 환경과 조건들이 나를 위협한다고 느꼈고, 그것으로부터 생존하기에 급급했죠. 그 생존 방식에 대해서 나는 나누고자 했습니다.

한 가지 방식은 내가 관심 있는 주제의 Article 같은 것을 고르고, 그것을 4번을 되풀이하여 읽는 방식인데 첫째는 그것을 소리 내어 읽습니다. 모르는 단어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그저 뉘앙스나 느낌으로 이해해보려 하죠. 두 번째는 내가 궁금한 것들을 찾아가며 읽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내가 궁금한 것들을 모두 해소한 상태로 소리 내어 읽어봅니다. 마지막으로 내가 모든 내용을 완전히 내 것으로 습득한 상태로 소리 내어 읽어보는 것입니다.

또 다른 방식은, 가만히 앉아서 어떤 상황을 떠올려봅니다. 보통 한 2명의 인물이 등장하는 상황입니다. 내가 1인 2역을 하며, 그 상황에 오갈법한 말들을 소리 내어 말해봅니다. 소위 혼잣말을 해보는 것이지요. 물론 이 방식이 효과를 보려면 평소에 영어로 된 Input이 많아야 합니다. 보고 듣는 것들이 많을수록 내가 혼잣말을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표현과 그것을 점검할 수 있는 기준이 많아집니다.


Q. 당신이 가장 많이 배우고 경험한 분야는 어느 쪽인가요? 그 분야에서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인가요?

기대한 답변이 아니겠지만, 내가 가장 많이 배우고 경험한 분야는 '인간'이라는 존재(Being)와 '삶'이라는 인간이 운동하는 방식(Doing)입니다. 그 분야에서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자질은 관찰(과거의 나였다면 탐구라는 표현을 썼을 테지만)과 솔직함입니다. 뭐 그 두 가지가 결합된 것을 '지혜'라고도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이번 생에서 꾸준하게 이 분야를 계속해서 경험하고, 필요한 자질을 갈고닦아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사실상 '인간'이라는 형태로 존재하는 모두가 득달한 분야는 같은 것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Q. 다른 사람에게 절대 양보하고 싶지 않은 일은 무엇이지요?

나만의 방식으로 나의 경험을 표현하는 일입니다. 사실상 그것은 양보해야 할 상황 같은 것은 없을 것입니다. 내가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는 아이디어를 누군가 빼앗아간다고 한들, 그는 결코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대로 표현할 수 없거나, 혹은 누구라도 더 많이 표현되어야 하는 것일 테니까요. 


매거진의 이전글 45일 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