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일 차

2022. 06. 19

Q. 인생곡선에서 당신 삶을 지배해온 요인이 드러나나요? 그것은 무엇인가요?

안전하다고 느낄수록, 자유로워지고, 안전하지 못하다고 느낄수록 자유가 속박됩니다. 나는 아주 오랜 시간 안전으로부터 위협을 받으며 살았습니다. 여전히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는 환경이 더 많지만, 조금씩 더 자유로워지고 있을 겁니다. 나는 안전하고 싶었고, 나는 자유하고 싶었습니다.

Q. 당신이 행복하거나 기쁠 때, 그 이유는 주로 무엇에 의한 것이었나요?

자유. 아직 삶에서 시간이나 공간으로부터 일정 수준 이상의 자유를 경험하진 못했다고 생각하고 싶은 것 같습니다. 요즘 세상에선 시간 혹은 공간과의 자유는 돈과 연관이 되어있죠. 이십 대에는 주로 시간으로부터의 자유가 나를 행복하거나 기쁘게 해 주었던 것 같습니다. 서른이 넘어서부터는 나로부터의 자유, 전전두피질에 사는 나의 에고로부터의 자유가 나를 충만하게 하고 있는 것 같고요. 

Q. 당신이 성공했을 때, 당신의 어떤 점이 작용했다고 생각하나요?

나는 아직 성공한 적이 없다고 말하고 싶군요. 동시에 나는 실패한 적도 없습니다. 글쎄요. 이 질문에 대해서는 나는 몇십 년이 지난 후에도 대답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성공이라는 말은 마치 행복이라는 말과 비슷해서, 나한테 와닿지가 않아요. 나는 행복이나 성공, 실패 같은 것들과 상관이 없는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무언가 바라던 것이 이루어지는 것이 성공이라면, 나의 진심이 작용했기 때문일 겁니다. 당신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진심.

Q. 당신이 행복했을 때, 다른 이들도 당신의 행복을 기뻐했나요? 아니라면 왜 그랬나요?

마치 내가 행복이라는 감정을 모르는 사람처럼 느껴지는군요ㅎㅎ. 남자 친구에게 물어보니, 신나서 재잘거리거나, 엉덩이를 흔들며 춤을 출 때가 내가 행복한 순간이라고 합니다. 나는 그건 행복한 게 아니라 신난 거라고 말하고 싶어 졌습니다. 굳이 떠올려보자면, 나는 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때, 특히 바람. 바람의 소리와 냄새를 느낄 때 행복감을 느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나라면 그건 행복한 게 아니라 충만한 거라고 말하고 싶을 겁니다. 내가 행복하다고 다른 사람들도 나의 행복을 기뻐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내가 불행하게 지내는 것보다야, 내가 행복하게 지내는 것들이 그들에게도 좋을 일이겠지만, (반대로도 그렇듯) 어쩌면 또 크게 상관없는 일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Q. 당신이 최고로 행복했을 때, 당신을 빛나게 한 최고의 자산은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여유? 같은 게 아닐까요. 그래요. 나는 언젠가 그런 표현을 쓴 적이 있습니다. "기쁨은 늘 거기에 있다. 그것을 알아보는 것은 나의 선택일 뿐이다"고요. 어쩌면 행복은 내가 기쁨을 알아차릴 수 있는 여유 같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이것은 자산이 아니죠.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고, 하지만 돈이 그러하듯 우리는 있다가도 있이 사는 법을 배워가고 있는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