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치기

무제노트 2

by 그믐

존루이스가 아직 리펀하지 않은 37파운드는 영수증을 찢어버린 내 정신건강을 압박해 온다...


이런날 맨발로 워커를 신는 일이란....


단추가 떨어질랑 말랑 떨어지지 않는 옷을 일년 동안 입고 있다.


내가 요새 발랄하지 못한 이유는 다 카라멜 프라푸치노가 집 근처에 살지 않아서야

그런데 만약 카라멜 프라푸치노가 우리 동네에 살았으면 지금쯤 난 뚱띠 프라푸치노가 되어있겠지


오늘 밤은 달이 참 예쁘다.


로제타 스톤


소속감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퇴근길이었다

사실 이것은 한국에 있을 때와 별반 차이가 없는 현실이었지만, 툭 불거저 나온 한쪽 어깨가 너무 시리다.

한쪽 심장이 너무 외롭다. 분명 나를 감싸안은 것처럼 보이는 것들은 많았다. 학교, 직장, 인간관계.

연인관계란 외로움과 가장 직결된 소속기관일까?

그래서 사람들은 외로움이 더해질수록 자신을 그만의 것으로 만들어줄 사람을 찾는걸까.

이 넓은 세상 다양한 집합들 중에 나는 홀로 여집합인 것만 같다.

나는 내가 스스로 여집합인 집합들의 교집합이었고 내가 나란히 놓고자 했던 집합들은 서로 어울릴 수 없는 것들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부조화의 산물이다. 아마 나같은 사람들만 모아 집합을 만드는 일은 불가능할 것이다.

부유한다. 늘 부유하고 또 부유한다. 마치 어딘가에 속하지 않는 이유는 진정으로 그곳에 몸과 맘을 담았을 때의 책임져야할 수많은 것들이 골치가 아파서 스스로 외롭기를 택하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속해야만하나 속하고 싶은 곳을 찾지못해서 인지도 모른다.

언젠가 내가 외로운 부유보다 책임감이 묵직하게 자리한 정착을 용기있게 택한다면 그것은 나의 가정이될 것이고, 내가 평생을 몸담을 꿈의 터전이 될 것이다.

어쩌다 이렇게 겉핥기 식으로 스쳐지나가는 일에 익숙해졌을까 외로움보다 더 큰 외로움을 택할만큼 외로워진걸까.


중학교 2학년 두꺼운 노트들이 가방 속에 가득이었다. 우습게도 그때 끄적인 글들은 지금 읽어봐도 마음 한구석을 푸욱 찔러놓고는 하는데, 머리로 상상하던 사랑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우리는 그것이 현실이라도되는냥 돌려보며 말을 잇고 웃고 울기를 함께했다.

이 나이에 무슨 사랑이야하며 콧방귀 끼면서도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마음을 울리는 것들은 너무나도 많았다.

엄마의 잔소리에 방문을 쾅하고 닫는것이 사춘기였다면, 쾅 닫을 방문이 없었던 나에겐 종이 쪼가리에 써진 글귀 한줄이라던가 남들이 지어놓은 사랑이야기, 라디오에서 나오는 진짜 사랑이야기를 내것인냥 착각하는 것이 우리들의 사춘기였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나는 드라마속 주인공도 아니었고, 현실은 특정한 각도로 들이대어 미화되어 나오는 영화 속 한 장면도, 내가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작가가 고심끝에 써놓은 대본을 그럴싸하게 읽어대는 동화 속에서 갓 튀어나온 사람들도 아니었기에 우리는 제각기 살아야한다는 이유로 실망스런 현실감을 찾아 모든 기대를 깎아내리기를 시작했다.

그것이 어른이되기로한 기점이었던것 같다.

사랑을 하고싶은게 아니라 해야한다는 이유로 나의 사랑이 아닌, 세상의 가장 기준치에 해당하는 가장 최소한의 사랑을 받아들여야했고, 그것에서 오는 상처들은 대부분 채워주지못한다는 상대방의 부족함으로 합리화되었다.

어쩌면 나의 어머니는 항상 꿈꾸는 사람이었고, 어쩌면 나는 실망하기 싫어 꿈꾸기를 포기한 소녀였다.

그것이 시시때때로 나를 실망케하여 눈물짓게하고 그것이 원망이라는 감정으로 오해되고 상처라는 흉터로 과대포장될 지언정 다시 꿈꿔보라고 말하고 있는 누군가를 만났다.

그가 사랑이야기를 2000년대를 배경으로 그리지 않음은, 2000년대에선 그런 사랑이 가능할 수가 없을만큼 회색 건물들이 떼지어 들어섰기 때문일것이며, 그 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우리들은 콘크리트만큼이나 딱딱하고 윈도우 엑스피만큼이나 계산적인 마음이여서 수줍음이 자리할 공간에 자존심을 가득 채워놓고 으시대기 바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다시 한번 꿈꿔보자.

나와 내 친구가 적어놓았던 중학교 2학년때의 그 수많은 낙서들처럼 꿈꿔보기로 한다.

작가의 대본이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온 진심을 꾸밈없이 전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보기를,

그가 입을 쉽게 떼지 못한다면 그 이유는 맘 속 가득 자존심이아닌 설렘과 수줍음이 가득하여서 일거라고.

덩쿨이 우거진 담과 나무벤치, 가로등이 예쁜 길을 함께 걸을 수 있다고 꿈꿔보기로 한다.


내가 사는 작은 부분집합이 예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는 것 같다.

눈부신 노란 햇살이 따스한 봄날이 그리운 사람들이 이리저리 떠돌다가 살포시 앉아갈 오래된 나무의자였으면 좋겠다.


아이패드가 가방 한켠 제 쉬어갈 자리를 찾았대도 역시 맘 속 이야기를 끄적대는건 종이와 연필이 최고인 것 같다.


2012.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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