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살 일이 없을 것만 같은 스타일의 플랫슈즈를 하나 사게되었다.
내가 그것을 신음으로써 누군가 좋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막상 그것을 집으로 들고와 머릿속에 맴돌던 고민을 바깥으로 꺼집어 냈을 때, 나는 내가 무리를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가진 옷들로 이 신발을 어떻게 소화할 수 있을지 막막했던 것.
그래서 며칠을 두고 고민을했었다.
내가 이것을 소유하기로 맘먹게 되는 이유에는 물론 그 누군가의 미소도 포함이 되어있었지만, 절대 내가 먼저 손을 내밀어 살 것 같지않는 아이템을 이미 가졌다는 것이었다.
이런 기회가 아니면 내가 언제 그런 아이를 가져보겠는가? 하는 생각에 어떻게든 내겐 다소 난해한 이 아이를 신어보겠다는 오기가 생겼던 것 같다.
사람도 그런 걸까.
내가 먼저 다가가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사람이 내 것이 되었을때.
이런 기회가 아니면 내가 언제 그렇게 다른 사람을 만나보겠는가? 하는 생각에 어떻게든 잘 지내보겠다는 오기를 부리게 되는걸까.
하지만 저 플랫슈즈가 나의 다른 옷들을 위해 스스로를 변형할 수 없듯이.
사람 또한 나와의 관계를 위해 조금도 변할 수 없다면.
시간이 흘러 그 신발이 손떼가 묻고 색이 바래 자연스럽게 나의 옷에 녹아들때까지 기다리다보면
사람 또한 서로가 서로에게 묻어 녹아들 수 있을까.
2011.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