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와 거북이가 만났다.
거북이는 오랜 시간 토끼를 찾아 헤메였다.
거북이는 토끼에게 너의 마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끼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거북이는 토끼에게 그럼 니 마음은 어디서 무얼하고 있느냐고 물으니, 토끼는 대답했다.
마음이 너무 만신창이가 되어버려서 마음을 꺼내 깨끗한 물에 잘 씻은 후 볕이 잘 드는 바위 위에 널어서 말렸단다. 상처나고 짓무른 곳이 워낙에 많아서 보는 내내 너무 아렸지만 보송보송하게 마른 후 약초를 갈아 얹고 터진 곳을 꼼꼼히 꼬맸단다. 뭐가 들어서인지 누가 찔러서인지 형체조차 알아볼 수가 없어서 그 마음에 아무 것도 담을 수가 없었단다. 그렇게 복원한 마음을 어느 따뜻하고 행복한 곳에 잠시 쉬게 두고 왔단다.
토끼는 그 마음이 단단해지고 다시 그 형태를 찾거든 그때 다시 찾아오라고 했다.
마음이 부재한 토끼는 슬퍼보이기보단 되려 홀가분해보였다.
거북이는 토끼의 뒷모습을 끝까지 지켜보았다.
언젠가 그 마음을 다시 되찾았을 때 자신이 담겨도 좋을지 생각했다.
토끼를 담아버린 자신의 마음도 어느 안전한 곳에서 쉬게해주어야하는지는 알지도 못한채.
2016.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