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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서평하는 일

도서 서평에 도전해보고 있어요

by 가을웅덩이

책 읽기를 좋아하지만 꼼꼼히 읽어내기란 여간해서 어렵다. 몇 장 읽다 보면 꾸벅거리기도 하고, 잠시 떠 오른 생각의 줄기를 따라 곁길로 걸어가기도 한다. 눈은 읽고 있지만 마음은 흐르는 강물을 따라 바다로 흘러가 버릴 때도 있다. 그러다 보니 한 권의 책을 온전히 읽는 것도 일이 되었다.


드로잉캘리를 시작하면서 책 읽는 습관이 달라졌다. 책에 나오는 문구를 드로잉캘리로 옮겨 적기 위해서는 꼼꼼히 읽지 않을 수가 없다. 작가의 심혈을 기울인 문장을 찾기 위해 여러 번 반복해서 읽을 때도 있다. 한 권의 책에서 짧은 문장을 스무 개 정도를 찾아낸다. 아이패드 프로크리에이트 앱을 사용해서 드로잉캘리를 만드는 과정을 거친다. 문장을 쓰고 도서 제목을 넣은 후 떠 오르는 그림을 그려 넣는다. 마지막으로 도장붓으로 '가을웅덩이'를 새기고 나면 완성된다.


이렇게 만든 드로잉캘리를 캔바로 옮긴 후 동영상을 제작한다. 첫 페이지에는 표지와 함께 '뭘 읽을까'제목을 넣어서 시작한다. 드로잉캘리를 한 페이지 당 두세 개를 넣어서 애니메이션을 곁들이면 멋진 동영상이 된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목차를 넣어서 완성한다. 인스타그램에 처음 이 동영상을 올린 후 며칠 후에 출판사에서 이런 홍보 동영상으로 서평을 부탁하는 DM이 왔다. 나민애 작가님의 '단 한 줄만 내 마음에 새긴다고 해도'라는 도서였다.


이렇게 도서 서평을 시작하면서 서평을 모집하는 곳에 눈길이 갔다. '이렇게도 서평을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백질 혁명', '나는 홀가분하게 살고 싶다', '선을 긋다'. 서평을 위해 차례로 책이 도착했다. 시간의 간격을 두고 신청을 하며 서평에 도전해보고 있다.


한 권의 서평을 위해 책을 읽고 드로잉캘리를 써서 동영상을 만드는 데는 시간이 조금 걸린다. 그러다 보니 서평이 이제 일이 되고 있다. 마음에 드는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한 권을 마무리하고 잠시 쉼을 가진 후 다음 책에 도전하면서 마음의 부담을 줄이고 있다.


도서 서평은 나에게 또 다른 글쓰기를 경험하게 한다. 서평은 책 한 권을 내기 위해 흘린 작가의 땀방울과 그의 생각을 캐내기 위해 흘리는 나의 땀방울이 어우러져 감동으로 흘려보내는 일이다. 20초의 동영상으로 2초 만에 지나가는 시선을 붙잡아 도서를 알리는 작업이기도 하다. 책을 쓰는 것도 일이지만 책을 알리는 것도 일이다.



'오수정 작가의 뭘 읽을까? 뭘 쓸까?'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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