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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약 이야기

다양하게 사용되는 '알약' 단어

by 가을웅덩이

교회에서 주방봉사를 하고 얻어 온 북어 미역국을 먹으며

아들이 한 마디 건넨다.

"며칠 전에 어머니가 끓여 준 미역국이 더 맛이 있어요.

그 뭐더라 알약을 넣은 것 말이에요"

며칠 전 소고기 미역국을 끓였는데

곰국맛을 내는 알약을 몇 개 넣었던 것이 기억났다.

"아~~

그 곰국 알약~~"

"약사라서 미역국에도 알약을 넣으시네요"

잠시 둘이서 한참을 웃었다.


국물의 맛을 내기 위해 멸치와 다시마, 새우 등을 넣었는데

국물에 우려낸 건더기들을 버리는 일이 귀찮아져서

알약으로 나온 것을 선호하게 되었다.

멸치국물맛

곰국국물맛 등

국물맛을 내는 알약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알약이라는 단어가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컴퓨터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데 사용하는 알약이라는 프로그램이 떠 오른다.

앱의 그림도 캡슐모양으로 나와 있어서

컴퓨터나 스마트폰 내에 바이러스의 침범을 막거나 치료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약물 강의를 가서 약 복용법에 대해 설명을 할 때 알약의 복용법을 알려주는 기회가 있었다.

정제는 물을 입에 머금은 후 고개를 뒤로 살짝 젖혀서 삼키는 것이 좋고

캡슐제는 고개를 앞으로 살짝 숙인 후 삼키는 것이 용이하다.

알약은 미량의 약 성분을 소량의 부형제와 혼합하여 먹기 적당한 크기로 만들어 낸 것이다.

지난 3년 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부형제로 사용되는 밀 가격이 오르는 바람에

제약회사에서 약을 생산하지 않아서 품귀현상이 생기기도 했다.


질병을 치료하는 알약

국물맛을 내는 알약

컴퓨터를 보호하기 위한 알약


작은 알약 하나가 몸, 국물, 컴퓨터를 유용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다양한 커뮤니티에 속해서 살아가는 우리도 알약 같은 역할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하겠다.

전체를 유용하게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어디를 가든지 환영받는 알약 구성원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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