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곳 없는 내 마음을 찾습니다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은 오후, 문득 스쳐가는 바람 한 줄기에 마음이 흔들렸다.
별것 아닌 것처럼 지나가던 그 바람엔, 오래전 기억의 냄새가 묻어 있었다.
그날도 이런 바람이었다.
아무 말 없이 나를 바라보던 너의 눈동자, 말없이 건네던 따뜻한 미소.
그 순간을 담은 공기가 오늘, 다시 나를 찾아왔다.
바람은 잡히지 않기에 아련하다. 붙잡을 수 없기에 더 소중하다.
마음 한편, 고요히 남겨진 너라는 존재는 그렇게 지금도 내 안을 스쳐간다.
지금은 곁에 없지만, 그 바람이 불어오는 날이면 나는 다시 너를 떠올린다.
그리고 조용히, 마음 한 조각을 바람에 띄운다. 닿을 수 없지만, 어쩌면 전해지기를 바라며
아픔, 고통, 슬픔, 기쁨 모든 감정을 놓고 내 마음만 사라져 버리곤 한다.
그럼 난 아주 심한 공허함과 죄책감이 밀려오는 하루를 보낸다.
둘 곳이 없다.
난 그대로인데 마음은 구름처럼 둥둥 떠다니면서 어딜 헤매고 다니는지 모른다.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마음을 붙잡고 바람에라도 날려버릴까?
아니면 내가 사라져 버리면 될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바람은 기억을 데려왔다. 잊었다고 믿었던, 혹은 잊었다고 스스로를 다독였던 그날들이었다.
나는 이제 그 바람을 붙들려하지 않는다.
그저 느낀다.
지금 내 마음을 스치는 이 바람이 언젠가의 그리움일 수도, 아직 오지 않은 설렘일 수도 있다는 것을.
바람은 스쳐갔지만, 마음은 남는다. 스친 만큼, 흔들린 만큼, 우리는 또 한 번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