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나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선택과 책임의 연속

by 라라

하루를 끝내고 침대에 누운 어느 날 밤, 문득 생각이 스쳤다.

"나는 지금 어떤 사람이지?"

그리고 다시 한번

"지금의 나는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그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나는 직장, 집, 독서모임, 직장, 집, 독서모임의 반복적인 삶을 보냈다.

그나마 독서모임이 나를 지탱해 주어서 내가 이렇게 숨을 쉬고 살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돌아보면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내느라 정작 '나'라는 사람을 천천히 들여다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나는 어린 시절 대단한 울보에 완전 황소고집이어서 어딜 가든 환영받지 못하는 아이였다.

어렸지만 그게 다 느껴질 정도로 눈치를 많이 보았다.

작은 일에도 쉽게 상처받던 나는, 그저 '괜찮은 척'을 배우며 조금씩 어른이 되어갔다.


가족은 나에게 첫 번째 사회였고, 그 안에서 사랑을 배우고, 때로는 이해받지 못하는 슬픔도 알게 되었다.

어쩌면 그때부터 이미 나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법을 익히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동시에, 그 시절의 나 덕분에 지금도 나는 타인의 감정을 섬세하게 읽어내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

중고등학교 때 나는 심한 불안증으로 인해 시험기간만 되면 고역이었다.

나는 혼자 있지를 못했다.

친구들은 시험기간이 되면 혼자서 공부하는데 집중하고 아무렇지도 않은데 나는 도서관을 가든 집에서 공부를 하든 꼭 친구와 같이 해야만 했다.

지금 돌아보면 그게 불안증세의 하나라고 한다.

그건 어릴 때 애정결핍을 심하게 느낀 사람들에게 나타난다고 한다.




성인이 되니 내가 선택하고 책임져야 할 일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전공한 분야에 맞춰 취업을 하고, 독립을 하고 처음엔 너무 좋았다.

혼자만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에 아주 설레었던 것 같다.

하지만 혼자 살아보니 내가 책임져야 할 것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난 생각보다 돈을 많이 모으지도 못했고, 3교대인 직장생활로 나의 몸과 정신도 피폐해져만 갔다.

쉬는 날이 되면 술을 마시고 잠만 잤다.

잠이 잘 오지 않아서 술을 마시기도 했고, 혼자 있는 집이 외롭기도 하니 술을 마시곤 했던 것 같다.


지금의 나는 여전히 불완전하고 때때로 흔들리지만, 분명 예전보다는 나를 잘 안다.

나는 쉽게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고, 작은 것에 감동받는 사람이며, 누군가에게는 다정한 사람이다.

그러고 보면 나 자신에게 칭찬을 잘해주지 않고 잘하고 있다는 말도 잘해주지 못한 게 아쉽긴 하다.

이제부턴 조금만 더 용기를 내어서 삶을 살아가도 된다고 생각해 보려 한다.





이 모든 모습들은 나를 지나온 시간들과 그 속의 기억들로부터 왔다.

나는 나의 과거를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모든 순간들이 지금의 나를 가능하게 했기에,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좀 더 열정적으로 긍정적인 삶을 살 수 있을 거라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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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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