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속에 있던 너와 나. 어느 순간 그림자엔 나밖에 없게 되었다.
그렇게 비쳐 있는 내 모습이 안타깝다.
내가 흘린 눈물, 너를 애타게 부르던 모습들, 가로등불 밑에서 하염없이 기다린 나를 두고
가버린 너..........
난 그런 너를 붙잡지도 못하고 돌아서 버렸지.
혹시 몰라 다시 뒤돌아 봤지만 넌 빛의 속도로 사라지고 없어져 버렸어. 믿을 수가 없었어.
너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게 되자 나도 모르게 그 자리에 앉아서 펑펑 쏟아지는 눈물을 닦고 있었어.
넌 모르지?
나의 이런 마음을.
가끔은 문득 네가 떠오르곤 해
익숙했던 말투, 지나가던 노래 한 소절, 함께 걷던 길 위의 그림자까지.
이젠 없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마음은 자꾸만 그 시절로 되돌아가.
그리워.
진심으로. 애써 외면하지도 못하고, 애써 잊지도 못하고 그저 조용히 마음 한편에 그 사람을 놓아두어야 하는데.
나만 아는 작은 기념관처럼.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리움은 그 사람이 아닌, 내가 버리지 못한 '기억'이라는 걸.
사랑은 끝났지만, 나 혼자 계속 이어 붙였던 거라는 걸.
그래서 이제는 내려놓으려 한다.
그 사람이 아니라, 내가 붙잡고 있던 지난 감정을.
아름다웠던 만큼 아팠던 기억이지만, 그거까지 나였으니 이젠 나를 위해 놓아주려 한다.
넌 또 다른 여자가 생긴 거 같았어. 우린 두 번째 헤어짐이었고, 넌 그때와 하나의 변화도 없이 나에게
똑같이 날 함부로 대했으니까.
이번만은 내가 먼저 널 차버릴 거라고 그렇게 속삭여 됐는데....
이런 상황이 와버리고 나니 내가 너무 늦었구나라는 속상함과 배신감이 밀려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내 자신에게 너무 화가났어.
네가 불행하길 바랐어. 정말 불행해져서 그 여자 하고도 빨리 헤어지길 진심으로 바랐어.
난 죽고 싶을 정도로 내 몸을 가누지도 못할 정도로 힘들었거든.
내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네가 안다면, 넌 절대 나한테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거였어.
몇 달이 지나도 넌 내 꿈속에서 날 계속 헤매게 했어. 꿈속에서까지 나타나 날 괴롭히는 널 저주했어.
꿈에서 깨고 나면 항상 흐르던 눈물.
난 울고 넌 웃고 있겠지....
이제 보내줘야 한다는 걸. 어쩜 진작 보내줬을지도 모르는 너...
나의 감정이 일정치 않으니 어느 날은 네가 보고 싶다가 어느 날은 널 저주할 정도로 원망을 하곤 하지.
불행해라, 후회해라 하면서 주문을 외우기도 하지.
너와의 만남이 떠오를 때면 난 명상에 잠겨.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더 이상 나의 꿈에도 나타나지 말라고.
더 이상 날 혼란스럽게 하지도, 희망 고문하지도 말라고
울면서 애원을 하기도 해,
이제는 나를 가장 아껴주는 사람으로 나 자신을 삼으려 한다.
누군가를 위한 삶보다 '나'로서 충만한 삶을 먼저 살겠다.
누군가를 기다리기보다 내 하루하루를 사랑하면서, 나를 기다리는 하루가 되게 하겠다.
내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때로는 울고 때로는 웃으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겠다.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 따뜻하게 연결되고, 지나간 사랑 대신
새로운 기쁨과 설렘을 맞이할 수 있도록 나 자신을 열어두겠다.
언제든 다시 사랑할 수 있지만, 그보다 먼저
나를 온전히 사랑할 수 있는 내가 되겠다.
지금 이 순간부터, 나는 나의 사람으로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