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아는 나의 진짜 모습

'완벽하지 않아도, 누군가에게 설명하지 못해도 괜찮다고'

by 라라



밖에서 나는 비교적 괜찮은 사람이다.

씩씩하고, 인사 잘하고, 누군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도 곧잘 한다.

바빠도 시간을 쪼개 누군가의 부탁을 들어주고, 내 감정을 조심스레 감춘 채 조율하는데 익숙하다.

그러다 보니 주변 사람들은 말한다.

"넌 참 다정한 사람 같아. 마음이 넓고, 뭐든 잘 받아주잖아."


그럴 때마다 나는 어색하게 웃는다.

그 말들이 나를 향한 칭찬이라는 걸 알지만, 동시에 그것이 내가 '연기'하고 있는 면이라는 걸 나만 안다.

아무도 보지 않는 밤, 조용한 방 안에서 나에게 나는 조금 다른 사람이다.


나는 가끔 서툴고, 가끔은 짜증도 많다.

누군가가 나를 다정하게 안아주기를 바라면서도 말은 반대로 하고, 기대하고 실망하고, 그러면서도 또다시 기대하곤 한다.

마음 깊숙한 곳에는 외로움이 툭 놓여 있고, 그 옆에 조용히 앉은 불안이 있다.

웃는 얼굴 뒤엔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 걸까?'라는 질문이 수없이 맴돈다.


나를 한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나는 복잡한 인간이다'. 가 왠지 어울릴 듯싶다.

나를 어떤 물건으로 형상화할 수도 없고, 뭐든 생각이 많고 다른 사람 말 한마디까지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하루 종일 신경을 쓰니 말이다.

고치고 있지만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다는 게 쉽지만은 않다.

무슨 일이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미래를 걱정하는 버릇부터...


누군가는 내가 강하다고 말한다. 다 이겨낼 것 같다고, 꿋꿋하고 단단하다고.

하지만 나만 안다.

나는 꽤 자주 흔들리고, 생각보다 자주 무너진다.

나를 아끼는 사람들에게조차 말하지 못하고 꾹 삼킨 날들이 얼마나 많은지.

어떤 날은 이유 없이 눈물이 날 것 같고, 또 어떤 날은 그저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


요즘은 가끔씩, 내 안의 '진짜 나'에게 말을 건다.

"괜찮아, 너처럼 느끼고, 너처럼 흔들리는 것도 너니까." 아무도 보지 않는 틈에 나를 쓰다듬고,

조금씩 토닥인다. 완벽하지 않아도, 누군가에게 설명하지 못해도 괜찮다고.


사람들에게 보이는 모습은 빙산의 일각일 뿐, 그 아래 잠겨 있는 마음의 풍경은 오직 나만이 안다.

그리고 나는 그 풍경을 외면하지 않으려 한다.

서툴고, 불완전하고, 때로는 작고 약한 나의 진짜 모습.

어쩌면 그 모습이야말로, 내가 나에게 지켜줘야 할 단 하나의 진심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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