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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람생각 Apr 10. 2021

삶 18

버거운 삶이라도


매일 새소리에 "살랄라"눈이 떠지기를 소망만 한다. 찌뿌둥한 몸은 '우두둑' 뼈 마치는 소리 들리고 '아이고아이고' 곡소리 몇 번 해야 산발머리 쓰다듬으며 간신히 일으켜 세울 수 있다. 멍하니 앉는 순간 쑥 들어오는 말풍선 하나가 있으니 매일 먹어야 하는 밥과 반찬 걱정이다. 지겹다고 머리를 흔들어 봐도 벗어날 수 없는 답답함에 일상을 시작한다. "안 먹고살 수 있다면" 하는 가당치 않은 생각이 매일 머릿속에서 싸우지만 편안함을 기대하는 어리석음은 무참히 지고 만다. 일상은 언제나 부대끼며 버겁다.


앓던 이를 빼고 임플란트 한다고 좋아했더니 잇몸이 부실하여 뼈이식을 했다. 퉁퉁 부어오르는 잇몸 통증으로 죽을 지경이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다지만  봄이 오는지 날씨가 따뜻한지도 모르고 지나간다. 참 가지가지 힘들다 싶어 어이없기도 하고  뭐하나 쉬운 것이 없는 인생살이가 간단히 먹는 점심 상차림에도 괜한 서러움으로 바뀌어 눈물이 찔끔 난다.


오른쪽 턱을 왼손으로 누르며 진통제 두 알을 먹으니 통증이 점점 사라진다. 조금 편해져서인지 살아왔던 아니 버텨왔던 삶들이 떠오른다. 자식이 있어 살아내야 한다는 오기가 진통제였고  보이지 않는 신께 무릎을 꿇고 밤새도록 끙끙 앓기도 진통제였다. 여전히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에 흥분하며 눈알에 벌게지고, 머리 깎고 절로 갈 수 없으니 인간관계 속에서 속상함과 서운함에 '으슬으슬' 몸살도 찾아온다. 느닷없이 부딪치는 버겁고도 부대끼는 삶 이언정, 때마다 통증을 줄여줄 방법 또한 있었기에 그래도 살아졌나 보다.



2021년 4월 10일 토요일.

벚꽃을 한동안 머리 젖이고 쳐다봤다. 이것 또한 삶의 진통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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