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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차림 14

耳順 (귀가 순해진다는 것)

by 가람생각


공자님은 논어 위정 편에 이렇게 말씀하셨다. 열다섯 살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서른에는 뜻이 확고해졌으며 마흔에는 미혹되지 않았고 쉰에는 하늘의 명을 깨달아 알게 되었으며 예순에는 남이 말을 듣기만 하면 곧 이치를 깨달아 이해되었고, 종착역 일흔에는 從心(종심) 즉 내 마음 가는 대로 살았다고 하셨다.



耳順(이순)의 나이를 지나 從心(종심)으로 가고 있는 지금, 열다섯에 학문에 뜻도 둔 적 없었고 그렇다고 예순넷 나이에 귀가 순해져야 된다고 생각하고 살았겠는가! 단지 예순을 넘기고 살아보니 귀보다는 말을 아끼고 사는 것이 스스로는 덜 상처 받고 타인에게는 배려하는 것이라 가슴에 새기며 살아갈 뿐. 양쪽 귀에 소중함을 미처 몰랐다. 그러니 들었던 말들은 상처투성이로 남아서 보이지 않은 흉측한 무기가 되어 함께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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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해야 귀가 순해질까요?" 사주를 공부하는 선생님께 물었다." 타인이 지껄이는 말에 개의치 말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내고, 너는 떠들어라 식으로 상대하며, 내 갈 길만 가면 될 것이오"



2021년 7월 21일 맑음.

방안 온도가 31도.

오늘만이라도 耳順을 실천하며 도력을 키운다. 그래야 從心으로 갈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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