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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람생각 Dec 01. 2023

삶 21.
66세의 겨울이야기

어떻게 살아야 하나

올해 8월과 9월 에어컨을  덜 틀다가 더위를 먹었다.  익모초라는 약초를 환으로 만들어  손바닥에 100알가량 담아서  아침저녁  꿀꺽꿀꺽 넘겼다. 떨어진 혈압이  올라가니 가을이 되었고 코앞에는 겨울이 있다. 여름이든 겨울이든 계절을 즐기기보다는 이겨내야 하는 나이가 된 것이다.


들려오는 이웃들의 소식들도 어둡기 그지없다. 친구인 계영이 신랑은 대장암 4기,  메모와 작은 그림을 그리던 순호 님은 위암 4기,  타로를 공부하러 대구에 갔다가 의자에 발이 걸려 넘어져  고관절 수술을 받은 명신 씨, 구이동에 살고 있는 동갑 나이 지인은 심장판막 수술.  두 입술이 조청을  바른 듯 딱 붙어버렸다. 이렇게들 생을 마감하는 것인가.



굳이 알고 싶지 않은 죽음이란 단어를   맞춤하느라 어쩔  몰라한다. 좋아하는 향수를 팍팍 뿌리며 , 있는  펑펑  쓰고 싶기도 하고, 가족들만   차있는 가슴속은    공갈빵처럼  해서 가슴에 손을 갖다 대며 문질러본다.


복작거리는 마음을 죽음과 사후와 영혼이라는 글씨의 책을 보며 진정시킨다. 외면하다가 읽다가를  반복하며 머리 들어 고개를 젖히고 무심히 흘러나오는 소리 "어떻게 살아야 하나"


감사하며 감당할 수밖에..

달달한 커피를 빨대로 빨아가며 이것도 감사. 미운 사람들은 생각 속에서  씹어   있으니 감사. 걸을  있으니 감사. 책을 읽을  있으니 감사. 어물쩍 막살지 않아서 감사. 힘든 마음에 눈시울 붉어지며 애쓰고 살아온 과거도 감사해야지.




2023년 12월 01일 금요일  춥다.

나에게 무언가 주고픈 저녁인데  노을은 여름 같지 않게 '쑤욱'고개를 숙인다. 좋아하는 고구마를 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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