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본질을 꿰뚫는 깊은 통찰이 담긴 글은 그 글이 기록된 그때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상상하기도 힘들 만큼 멀고 먼 미래 사회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여전히 유효한 지혜를 전한다. 놀랍지 않은가? 마차 타던 시대를 살다 간 작가가 자율운행 시스템을 갖춘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타는 현대인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 비둘기로 소식을 전하던 시대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든 현 인류를 향해 여전히 시그널을 보낼 수 있는 비결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세상이 바뀌었고 그에 따라 우리의 일상도 남김없이 바뀌었지만 인간 본질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하기 때문이지 싶다.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근원은 뭐니 뭐니 해도 뇌이고, 삼국지 시대의 뇌도 일리아드 시대의 뇌도 결국 현인류와 똑같기 때문에 우리는 그 시대에 기록된 글을 읽으며 인간을 배울 수 있는 게 아닐까?
뇌과학으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인간은 생각보다 이성적이지 않지만 스스로 이성적이라 생각한다. 용기 있는 삶을 표방하지만 우리는 생각보다 겁이 많다. 돈 많고 권력이 많은 자들의 교만을 욕하지만 정작 우리가 그 자리에 가면 대개 교만해진다. 그리고 자신이 교만해졌단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다. 동물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신성한 존재로 스스로를 인지하지만, 인류는 포유류에 속하는 동물이다. 파충류의 뇌라 불리기도 하는 뇌간이 존재해서 본능에 충실하고, 포유류의 뇌라 불리는 편도체의 영향으로 대단히 감정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도스토예프스키 소설에 나오는 이름도 복잡한 옛날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여전히 깊은 통찰을 얻는 이유도, 사내 정치와 조직의 흥망성쇠를 논함에 삼국지가 빠지지 않는 이유도 인간이란 존재는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기 때문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