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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de Kim Jan 09. 2022

부동산을 둘러싼 신 계급사회

 대선 시작과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된 동네를 꼽으라면 단연 대장동일 것이다. 나는 오늘 그 유명한 대장동에 집들이를 다녀왔다.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동네임을 의식해서인지 오히려 여느 개발지구의 풍경과 다를 바가 없어 뭔가 김이 빠지는 기분이었다. 다만 곳곳에 보이는 그 유명한 '성남의 뜰' 현수막과 완공되었지만 한쪽 차선을 막아놓음으로 개통되지 않았음을 주장하고 있는 터널만이 특별한 인상을 남겼다. 친구의 말에 따르면 화천대유가 취한 막대한 이득이 온천하에 까발려졌으니, 이를 어떻게든 더 뜯어내려는 주민들의 열화에 준공 승인이 미뤄지고 있고, 그 여파로 터널의 한 차선을 쓰지 못하고 있단다. 그러면서 한마디를 덧 붙였는데 그 말에서 새삼 그 친구가 도련님이었음을 상기했다.

 "참 다들 열심히란 말이야. 가진 게 집 밖에 없는 사람들이라 그런 거겠지만..."

 그랬었다. 이 친구는 집 말고도 가진 게 참 많은 가정에서 자라난 도련님이셨다. 분당에 위치한 신축 아파트에 사는 이들은 그저 동경의 대상이었지 그들 사이에서도 나름의 격차가 있을 거란 생각을 해보지 못했던 게 일종의 편견이었구나 싶었다. 

 어렸을 땐 월세-전세-자가 이렇게만 분화되었던 부동산 계급 개념이, 유주택자-다주택자, 아파트 사는 사람-빌라 사는 사람, 휴먼시아 사는 사람-브랜드 아파트 사는 사람, 신축 아파트-구축 아파트, 수도권-비수도권, 서울-경기도, 지하철 있는 동네-없는 동네, GTX 호재가 있는 동네-없는 동네 등등 계속 분화되고 있다. 그러다 오늘 또 하나의 분화를 발견했다. 집만 있는 자와 집도 있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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