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비 : 주택, 차량 렌트 ( 중고차 구매 ), 일반 식료품 물가
낯선 곳에서 생활을 시작하려면 처음 접하게 되는 새로운 것들에 대해 두려움이 앞설 것이다. 그 두려움을 반감시킬 수 있는 쿠칭에서의 생활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나누고자 한다.
나라와 도시를 불문하고 주거형태와 거주지역, 건물이 지어진지 얼마나 되었는지에 따라서 렌트비가 달라지는 것은 같을 것이다. 이는 쿠칭도 마찬가지이지만 주거 형태에 따라 렌트비가 달라지니 먼저 쿠칭의 주거 형태에 대해 알아보자. 쿠칭에는 우리나라 아파트와 비슷한 개념인 콘도 (대개 수영장과 피트니스, 주차시설을 공동으로 사용), 테라스 링크 하우스 ( 비슷한 구조의 집들이 연결되어 있는 주택으로 1층 또는 2층으로 되어있으며 단독 주차장을 사용), 타운하우스 (비슷한 구조의 집들이 따로 떨어져 있는 주택으로 1-2층으로 구성되고, 단독 주차장 사용), 방갈로 ( 정원이 있는 단독주택, 1-2층, 단독 주차장), 그리고 멘션 ( 큰 규모의 정원과 수영장 등을 갖춘 단독주택)이 있다.
대부분의 주재원 또는 유학 가정은 깨끗하고 수영장이나 피트니스 등의 편의 시설을 갖추고, 24시간 시큐리티가 있어 안전한 콘도를 선택한다. 필자 역시 아이와 둘이 살아야 했기에 안전과 보안을 우선시하여 콘도를 선택했다. 필자는 아이와 편리하게 살 수 있는 ViVa City 쇼핑몰 위에 위치한 주상복합형 콘도(Jazz Suites)에 누구도 살지 않은 새집을 선택했다. 만났던 사람들마다 렌트비가 조금씩 달랐지만 대게 RM2000-2500 사이에 2+1 베드룸( 큰 방 두 개에 작은 스터디룸 하나), 2 베스룸 타입을 빌렸다. 엘리베이터만 타면 쇼핑몰로 연결되고, 4개의 콘도 동이 수영장과 피트니스 룸(Gym), 공용 도서관, 공용 파티룸, 주차장을 함께 사용한다. 각 동마다 다른 카드키로 들어갈 수 있어 같은 콘도여도 다른 동에는 출입하기 어렵다.
필자가 살았던 콘도는 신축이고 쇼핑몰에 연결되어 있어 렌트비가 비싼 편에 속했고, 지어진지 조금 지난 콘도들은 RM2000 이하로 렌트할 수 있다. 신축 콘도들이 계속 들어서고 있어 더 좋은 조건의 콘도들도 합리적인 가격에 렌트할 수 있다.
필자의 현지 친구에 따르면 요즘 지어지는 테라스 링크 하우스나 타운하우스 중에는 단지 앞에 게이트가 있고 24시간 시큐리티가 상주하며 수영장과 피트니스, 놀이터 등 공용시설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곳도 많고 콘도 렌트비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가족의 수가 많거나 한국의 아파트에 질렸다면 테라스나 타운하우스에도 도전해 볼만 한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은 답사를 가서 도시와 학교를 살펴보며 동시에 부동산 중개인을 만나 직접 집을 보고 계약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 중에 이런 중개를 업으로 하는 사람들도 있고 또 카페에 가입해 현지에 사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필자는 말레이시아 대표 온라인 거래 사이트인 https://www.iproperty.com.my/ 를 이용해 현지 부동산 중개인과 연락해 원하는 집을 설명하고 중개인이 각 집을 촬영해 영상을 전송해주는 방법으로 결정했다. 부동산 중개인이 주인과 소통해 온라인에 올라온 렌트비보다 조금은 저렴하게 협상을 진행해 볼 수도 있다.
쿠칭은 그랩을 제외하고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수단이 전무하다고 할 수 있다. 가끔 있는 버스는 너무 낡고 노선도 다양하지 못해 대중교통으로 이용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답사를 통해 이를 알았던 필자는 쿠칭에 도착하자마자 차량을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한국에서 미리 쿠칭 렌트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차량을 예약(https://www.easybook.com/car/booking/kuchingarea)했다. 모든 물가가 우리나라보다 저렴한 쿠칭이지만 이상하게도 차량 구매가나 렌트비는 비싼 편이다. 작은 소형차 한 달 렌트비가 RM1300이었으니 주상복합 콘도 렌트비와 비교하자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라인 렌트 이외에도 현지에 렌트 사무소에 들어가 차량을 직접 보고 렌트 가격을 딜할 수도 있다. 말레이시아 차를 렌트한다는 가정 하에 보통 준중형 차량의 렌트비가 RM1500 내외이다.
한 달 정도 소형차를 렌트해 타다가 필자가 빌린 콘도의 집주인이 본인 집에 있는 도요타 준중형 차량을 소형 렌트 가격에 빌려주겠다는 제안을 하여 필자는 운이 좋게 더 안전한 차량을 렌트할 수 있었다. 집을 계약할 때 집주인에게 집에 안 쓰는 차량이 있는지 묻고 렌트 가능성을 타진해 보는 것도 차량 렌트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필자는 사고 시 또는 차량 결함이 있을 때 다른 사람이 처리해준다는 편리함 때문에 2년간 렌트를 해서 차를 탔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의 새 차 또는 중고차를 사고 쿠칭을 떠날 때 팔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 각자 생각하고 있는 예산에 따라 차량 종류가 결정되겠지만 외제차 가격이 대한민국보다 비싼 말레이시아 차 값을 생각했을 때 말레이시아산 차량을 구매하는 것이 경제적이라는 판단하에 말레이시아 차량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자 한다.
자동차가 주된 이동 수단인 쿠칭에서는 어디에서나 자동차 영업소를 발견할 수 있다. (중고차 판매소 포함) 말레이시아 최대 자동차 회사인 Perodua의 국민차 Myvi는 1300cc ~1500cc 차량이 있고 새 차 가격은 1200만 원에서 1500만 원 정도이다. 700-800만 원 정도의 중고차 가격을 생각하면 새 차를 구매해 차량을 팔고 오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이다. 다만 보험가입, 차량 정비, 사고 시 사고처리, 중고차 되팔기 등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 귀찮을 수 있다.
아는 한국 분이 5-6년 된 혼다의 준중형 차량을 1700만 원에, 폭스바겐 티구안을 2100만 원에 구매하였다. 말레이시아산 차량의 안전을 안심하기 어렵다면 중고로 좀 더 안전한 외제차를 구매해 타고 다시 되파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앞선 말레이시아 소개 편에서 얘기했듯이 전체적 생활 물가는 대한민국의 1/3 수준이다. 일반 식료품 가격도 이와 다르지 않은 수준이지만 쌀과 같은 주식의 가격은 더욱 저렴하게 느껴진다. 물론 쿠칭에서도 유기농 재료와 고급 식자재를 파는 곳에 가면 고가의 식자재를 만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우리가 먹고사는 식재료들은 대한민국의 1/3 수준보다도 저렴하게 느껴진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안남미라고 부르는 쌀 중에 어느 정도 찰기가 느껴지는 쌀 5kg에 RM 10-15, 냉장 돼지고기 300g에 RM 9-10, 닭다리 5-6개에 RM5-6 정도였으니 마트나 시장에서 장을 볼 때마다 양손 가득 구매하는 일이 많았다.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 먹는 주부라면 생활비를 많이 절약할 수 있는 부분이 식재료 값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