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려다보아도 내 눈에 보이는 건 뿌옇고 시커먼 하늘만이 나를 맞이할 뿐 밤하늘을 바라보는 일은 무의미한 일이 되어버렸다.
어린 시절 언니와 함께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별자리 찾기놀이를 즐겨했다.
''저기 찾았다! 북두칠성 자리.''
''어디? 어디? 난 안 보이는데''
''저~~~ 기, 내 손이 가리키는 곳 보여?''
''어디? 저건 가?''
언니는 별자리를 유난히 잘 찾았다.나는 언니가 가리킨 손끝 자락을 유심히 살핀 끝에 겨우 하나씩 찾아내곤 했다.언니의 별자리 찾는 방법은 이랬다.
''먼저 가장 반짝이는 북극성 보이지?''
''응. 그건 보여.''
다른 건 몰라도 북극성만큼은 자신 있게 찾을 수 있었다.
''그럼 북극성을 쭉 따라 올라가 보면 6개의 별자리가 숟가락 모양처럼 되어 있는 게 보일 거야. 그게 작은 곰 자리야.''
언니 설명대로 따라가 보니 숟가락 모양의 별자리가 보이는 거 같았다.
''그럼 북두칠성은 어떻게 찾아?''
''북극성에서 왼쪽으로 가보면 숟가락보다 큰 국자 모양으로 모여있는 별들이 있어. 그게 북두칠성이야.북두칠성 주변의 별까지 연결하면 그게 큰 곰자리고.''
나는 북두칠성을 찾은 기억은 어렴풋이 나지만 끝내 큰 곰자리는 찾지 못했다. 나랑 두 살 차이인 언니는 꼭 천문학자 같았다. 내 눈에 보이지 않는 걸 보는 언니는 얼마나 더 많은 세상을 깊게 바라보고 있을까? 언니의 눈썰미를 닮고 싶었다.
요즘은 주로 아침에 하늘을 보곤 한다. 날씨를 확인하기 위해, 미세먼지가 얼마나 안 좋은지 확인하기 위해. 하노이의 미세먼지는 거의 최악의 수준이다. 특히 3~4월의 미세먼지 수치는 보나 마나 150을 넘기기 일쑤고 어떤 날은 200을 넘기기도 한다. 낮의 상황이 이러니 밤의 상황도 안 좋은 건 마찬가지다. 그렇게 난 밤하늘을 올려다보지 않게 되었다.
''하늘 좀 봐봐. 별이 보여''
남편이 놀라워하며 말했다. 밤하늘에 떠있는 별을 보는 일이 이젠 놀라운 일이 됐다니 씁쓸했지만 나는 이 아름다운 광경을 내 눈에 담기 바빴다. 푸쿠옥에 온 첫날, 난 그렇게 오랜만에 별을 만났다. 어린 시절 시골에 놀러 갔을 때 느낀 '별이 내게 쏟아질 것 같아'정도는 아니었지만 밤하늘에는 별이 드문드문 수를 놓고 있는 건 분명했다(사진으로 잘 안 보이니 너무 아쉽다).
아이들도 신기한 건 마찬가지였다.
''와~~ 진짜 별이다. 엄마 나 사진 찍고 싶어.''
어쩌면 태어나서 6년 만에 처음 별을 보았을지도 모른다. 이 아이들에게 별은 책에서나 볼 수 있는 신기한 존재가 될까? 언제 또 별을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