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로 만든 인형이 되지 않기 위해

057 초역 채근담

by 무공 김낙범

채근담은 말합니다.

“쥐를 위해 밥을 남기고,

나방을 가엾이 여겨 등불을 켜지 않는다.”


아, 얼마나 따뜻한 마음인가요.
작디작은 생명까지 품는 그 배려심.
그것이야말로 사람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미덕 아닐까요.


요즘 공원에는 길고양이들이 많이 보입니다.
누군가는 귀찮다고, 지저분하다고 눈살을 찌푸리지만
조용히 먹이를 챙겨주는 캣맘들 덕분에
고양이들은 오늘도 평화로운 하루를 보냅니다.


그 배려는, 그 따스함은,
그녀들의 일상이 되어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는 항상 밥을 조금 남기셨습니다.
“왜 밥을 남기세요?”
어느 날, 궁금해 여쭤보았지요.


아버지는 미소 지으며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어릴 때는, 고향에 강아지가 참 많았단다.”


강아지에게 먹이기 위해
밥을 남기던 어린 시절의 아버지.
그 습관은 시간이 지나도 몸에 배어 있었습니다.


쥐를 위해 밥을 남기고,
나방을 위해 불을 끄는 마음.
그 따뜻한 배려는, 알고 보면 ‘습관’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은,
작은 것 하나에도 정을 쏟습니다.
배려는 결코 대단한 일이 아닙니다.
그저, 평범한 일상 속의 다정한 습관일 뿐이죠.


채근담은 또 이렇게 말합니다.
“이런 따스한 마음이 없다면,
인간도 흙이나 나무로 만든 인형과 다를 바 없다.”


그렇습니다.
사람에게는 ‘정’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기계도, 나무 인형도 흉내 낼 수 없는
사람만의 감정, 사람만의 온기입니다.


정이 없는 사람.
그는 나무로 만든 인형과 다를 게 없습니다.


그런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따뜻한 마음을 품어봅니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그 마음 하나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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