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없이 조용히 익어가는 것들

058 초역 채근담

by 무공 김낙범

고등학교 동창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친구들은 서로 자신들의 과거를 이야기하며 웃고 떠들었습니다.


“그때 모두 나를 얼마나 존경했는지 몰라.”
자랑은 이어졌고, 나는 조용히 자리를 옮겼습니다.
화려한 과거가 없는 것이 아니라,

내게 자랑할 것이 없다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채근담은 말한다.

“자신의 공적이나 지식을 자랑하는 사람은

외적인 가치에 기대어 살아간다.”


그들이 진정으로 그러한 위치에 있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내면의 가치보다는 외적인 가치에 기대었는지.


그리고 다시금 떠오른 또 한 구절.
“공적 없이도, 타고난 밝은 마음만으로도 당당할 수 있음을 모르는 것은
인간으로서 아직 미성숙하다는 증거다.”


나는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나는 인간으로서 성숙한 사람이 되기 위해 무엇을 해왔는가?’


나는 글쓰기를 해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처음엔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 글을 썼고

지금은 일상생활이 되었습니다.


글을 쓰면서 조용히 변해가는 나.
그런 나는 자랑이 아니라

나만의 방식으로 나 자신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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