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허물을 대하는 태도

072 초역 채근담

by 무공 김낙범

채근담은 조용히 말합니다.
사람 사이에서 마음을 다치지 않고 살아가려면,
세 가지를 기억하라고.


첫째, 남의 사소한 잘못을 들추지 말 것.
둘째, 남이 숨기고 싶어 하는 비밀을 파헤치지 말 것.
셋째, 남의 오래된 과오를 다시 꺼내지 말 것.


누군가의 작은 실수를 짚는 일은,
어쩌면 정의감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곤 합니다.
그러나 정작 그 말에 담긴 건
자신을 방어하려는 본능,
그리고 타인의 결함을 통해
자신의 결백을 드러내려는 얄팍한 욕망일지도 모릅니다.


상대가 감추고 싶어 하는 비밀을 굳이 들춰낸다면
그 순간, 관계의 온기는 서서히 식기 시작합니다.
믿음은 금이 가고,
그 사람은 더 이상 마음을 열지 않게 됩니다.
비밀은 드러나기보다 지켜줘야 할 영역입니다.


오래 전의 잘못을 다시 꺼내
‘그때 넌 그랬지’라고 말하는 순간,
우리는 상대를 과거에 가둡니다.


이미 지나간 실수 앞에 또 한 번 죄책감을 씌우는 일,
그것은 관계를 무겁게 만들고,
종국에는 미움의 씨앗이 되기도 합니다.


채근담은 말합니다.
"이 세 가지를 염두에 두고 사람을 대하면
자기 인격은 저절로 닦이게 되고,
남에게 원망을 들을 일도 없다."


남의 잘못 보다 중요한 건
그 사람과 나누는 오늘의 관계입니다.
허물을 들추어내는 대신,
그 사람을 이해하고 품는 태도.
그것이 결국 나 자신의 품격을 드러내는 길이 아닐까요.


채근담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잘못을 응시하지 말고,
사람을 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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