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등지광
강릉 해변을 거닐다
멀리서 깜빡이는 불빛을 보았습니다.
묵묵히 바다를 비추는 등대의 빛이었습니다.
도등지광(導燈之光)은
이처럼 등대의 빛으로
길 잃은 배를 인도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바다 위의 등대가 그러하듯
우리 삶에도 도등지광이 되어주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따뜻한 말 한마디
묵묵히 지켜주는 믿음
내 마음속 작은 희망 하나가
어두운 길 위에서 빛이 되어줍니다.
중국 명나라 사상가 왕양명은 이렇게 말합니다.
"마음이 밝으면 천지가 다 밝다."
바깥에 있는 빛을 구하기보다
내 안의 등불을 먼저 밝혀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도등지광은 누군가의 길을 이끌어주는 빛이기도 하지만
나 자신을 지켜내는 등불이기도 합니다.
언젠가 길을 잃고 막막한 시간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앞이 전혀 보이지 않을 때
작은 불빛은 커다란 희망으로 다가왔습니다.
누군가는 따뜻한 위로의 말이 되어 주었고
누군가는 말없이 곁에 있어 주었습니다.
그 순간은 바로 인생의 등대가 빛나는 순간이었습니다.
타로 9번 은둔자(Hermit) 카드에서
고독한 수행자가 든 등불은
내면을 비추는 지혜의 빛입니다.
도를 구하기 위해 나서는 길에
그 등불은 스스로를 밝히는 동시에
앞서 걸어가는 이들을 이끄는 빛이 됩니다.
이제는 받은 만큼 돌려주고 싶습니다.
누군가의 도등지광이 되어
비록 작은 불빛일지라도
어두운 길을 밝히는 빛이 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