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인지용(賢人之用)
스마트폰이 주는 정보의 홍수
스마트폰을 켜면 쏟아지는 수많은 알림을 보면 무엇을 먼저 봐야 할지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카톡은 끊임없이 울리고, 인스타그램은 다른 사람들의 화려한 일상을 보여주며, 유튜브는 끊임없이 새로운 영상을 추천해 줍니다. 더구나 실시간으로 전해주는 뉴스는 세상의 걱정거리를 연이어 전달합니다.
과연 이러한 정보들이 나를 더 현명하게 만들 수 있을까? 오히려 너무 많은 정보로 인해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
이런 생각이 들자 어느 날 스마트폰을 모든 알람을 꺼버렸습니다. 처음에는 무언가 놓치고 있다는 불안감이 들었지만, 며칠이 지나자 오히려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경험을 통해 선택의 자유로 나만의 지혜를 만들고 활용하는 현인지용(賢人之用)의 길을 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선택의 역설
현대인은 하루 평균 35,000번의 선택을 한다고 합니다. 무엇을 입을지, 무엇을 먹을지, 무엇을 볼지. 선택의 폭이 넓어질수록 오히려 피로와 후회가 늘어납니다.
스마트폰 알람을 받을 때는 수많은 메시지 중 무엇을 먼저 보고 무엇을 지나칠지 망설이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안 보고 지워버리면 무언가 놓친 게 아닌가 하는 불안이 몰려오곤 했습니다.
스마트폰은 겉으로는 선택의 자유를 주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선택을 강요하는 도구였습니다. 그러나 알람을 끄는 순간, 강요된 선택의 굴레에서 벗어나 내가 주체적으로 무엇을 볼지 결정하는 자유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때 비로소 현인으로 거듭나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일상 속 현인지용 실천법
많은 모닝 루틴은 '무엇을 할 것인가'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현인의 아침은 '어떤 마음으로 시작할 것인가'에서 출발합니다.
오늘 내가 집중할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이 일이 왜 중요한가?
어떤 지혜로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은 하루를 현명하게 시작하게 하며, 저녁이 되면 보람과 뿌듯함으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게 합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집니다.
누구는 더 많이, 누구는 더 적게 받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우리가 느끼는 체감이 다를 뿐입니다.
일이 즐거운 사람은 시간이 빠르게 흐르고, 일이 지루한 사람에게는 기간이 더디게 갑니다.
직장에서 퇴근만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업무 시간이 끝없는 고통이지만, 일에 몰입하는 이에게는 어느새 퇴근할 시간이 오고 시간이 부족함에 아쉬워하게 됩니다.
에너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왕성한 에너지를 지녀 쉽게 지치지 않고, 어떤 이는 쇠약한 에너지로 인해 쉽게 피로해집니다. 이를 에너지의 쇠왕(衰旺)이라 합니다.
그러나 누구든, 왕성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도 쇠약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도, 자신의 에너지를 현명하게 관리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전략적 무지의 지혜
현명한 사람은 모든 것을 알려하지 않습니다. 공자와 소크라테스는 "나는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안다."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섣부른 지식을 가진 이는 남의 장기판에서 훈수 두기에 바쁩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장기를 잘 두는 경우는 드뭅니다. 진정한 현자는 아는 척하지 않고, 남의 장기판에 훈수 두지 않습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이 스스로를 '바보'라고 말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진정한 바보야말로 진정한 현인의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