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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색 공원

과거와 현재를 잇는 지혜의 다리

온고지신의 정신

by 무공 김낙범

"옛것을 익히고 새것을 알면 스승이 될 만하다."

공자의 이 말은 고요한 지혜의 강을 건너는 다리가 되어준다.


과거의 유산은 단지 지나간 시간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새로운 통찰과 영감을 제공하는 귀중한 자산이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은 바로 그 다리의 이름이다.


나는 글을 쓸 때마다 온고지신의 정신을 마음에 새겨 본다.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책부터 직장에 다니며 틈틈이 읽었던 고전 철학까지, 모든 과거의 경험이 내 글에 한 줄기 빛처럼 스며든다. 과거의 이야기를 통해 새롭게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발견하는 순간, 과거와 현재가 이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이처럼 온고지신은 단순히 옛것을 아는 데 머무르지 않고, 그것을 재해석하고 창조적으로 발전시키는 힘을 준다.


또한 한시를 읽을 때마다 조선 시대의 풍경과 정서가 현대의 도시에서 느끼는 고독과 맞닿아 있음을 발견하곤 한다. 과거에 노래한 한시가 여전히 현재의 우리 삶에 이어지며, 시대를 초월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음을 느낀다. 이를 통해 고전이 현대의 문제를 해석하는 데 새로운 관점을 제공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온고지신의 가치는 단순히 과거를 배우는 데 그치지 않는다.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공자의 가르침처럼, 옛것을 통해 새로운 것을 아는 것은 한 사람이 스승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이러한 배움과 성장을 경험한다. 처음에는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를 아는 데 그쳤다. 점차 그 이야기를 내 방식으로 재해석하자 새로운 서사를 창조할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은 나 자신을 성장하도록 만들어 주었다.


온고지신은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한다. 우리는 과거와 현재, 익숙함과 새로움 사이에서 흔들리며 살아간다. 과거에 너무 매몰되면 발전이 없다. 현재만을 추구하다 보면 깊이를 잃는다. 온고지신은 두 세계를 연결하며 우리에게 조화를 이루는 법을 가르쳐 준다. 과거의 지혜와 현재의 도전이 만나는 지점에서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온고지신은 글쓰기뿐만 아니라 삶의 태도에도 적용될 수 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역사를 가지고 살아간다. 그 역사를 외면하지 않고, 그 안에서 교훈을 찾아내며, 이를 통해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온고지신의 실천이 아닐까? 옛것을 익히고 새것을 아는 것, 그것은 단지 글을 쓰는 일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길임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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