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 ― 모든 다리는 하늘로 향한다
『하늘 수집가』
나는 도시의 다리들을 건넜다.
지금껏 한 다리만 반복해서 건넜다면,
이제는 다리마다 다른 방향으로
다른 감정으로
다른 날씨로
걸어가게 되었다.
어떤 다리는 구름이 낮게 깔려 있었고,
어떤 다리는 조명등이 하나씩 꺼져 있었고,
어떤 다리는 바람이 기억처럼 불었다.
나는 알고 있었다.
그 모든 다리 위에는
각자의 하늘이 걸려 있었다.
그리고 그 하늘 중 하나는
내 하늘이었다.
*
마지막 다리 위에서
나는 그녀를 보았다.
편의점아이.
그녀는 말없이 난간에 기대 있었다.
머리는 흐트러졌고,
재킷은 바람에 가볍게 펄럭이고 있었다.
나는 그 거리에서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녀가 웃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 뒤편,
하늘에는
단 하나의 조각이 붙어 있었다.
그건
내 하늘이었다.
내가 울지 못한 날,
내가 사랑하지 못했던 순간들,
말하지 못했던 것들,
기억이 되지 못한 감정들.
그 모든 조각들이
하늘 한 장으로 접혀 있었다.
그리고 이제,
그 하늘은 나를 향해 열려 있었다.
*
나는 다가갔다.
그녀는 여전히 말이 없었다.
나는 고개를 들었다.
하늘이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물었다.
“그건… 내 것인가요?”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천천히
하늘을 가리켰다.
그 하늘이
조용히
흔들렸다.
바람이 분 것도 아닌데,
빛이 움직인 것도 아닌데,
그 하늘은 감정처럼
흔들렸다.
그건 대답이었다.
*
나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그녀도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았다.
우리는 다리 위에 서 있었다.
그 하늘 아래,
그 다리 위,
도시의 모든 소음을 벗어난 경계선 위.
그리고 마침내
그녀는 말했다.
아주 작고,
아주 조용하게.
“이건 당신의 마지막 하늘이에요.”
*
나는 마지막으로 그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 하늘은
어느 다리에서든 볼 수 없었던
단 하나의 구조였다.
희미한 구름,
녹아드는 색,
마치 오래된 연애편지처럼 접힌 감정.
그리고
그 하늘은 나를 품었다.
*
그녀는 조용히 돌아섰다.
다리 끝을 향해 걸어갔다.
나는 그녀를 부르지 않았다.
잡지도, 묻지도 않았다.
그건 슬픈 일이 아니었다.
하늘이니까.
원래 누구의 것도 아니니까.
그리고,
그 하늘 아래 걷는 일이
언젠가 나에게
필요한 일이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