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크리고 자는 나의 마음
마음이 시린 날,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에선 자주 취한듯 졸리웠다.
흔들리는 열차안에서 비틀대며 무너지는 무릎을 세우며 가까스로 서있다가, 자리를 찾으면 앉기가 무섭게 쓰러지듯 잠들어 역을 몇개나 지나치는 것이다. 푹 쓰러질 것 같은 몸을 이고지고 현관문까지 오는 길은 또 얼마나 길었던가. 허물벗듯 스르르 벗어둔 코트는 바닥에 헝클어둔채로, 한 켠에 차곡차곡 개어둔 이불에 비스듬히 기댄채 눕지도 앉지도 않은 채로 불편한 잠을 청하는 괴이한 잠버릇. 마음이 불편한 날엔 그렇게 잠까지 불편하게 자야 되는 것일까. 불편하게 잘 수 밖에 없는 것일까.
그저 게으름을 부리는 걸까. 잠마저 편히 잘 수 없도록 스스로에게 벌을 주는 것일까.
오늘 새벽, 감기약이 몰고오는 졸음처럼 주체할 수 없는 졸음이 밀려와 찬바닥에서 잠에 빠져들려는 찰나였다. 잠에 취해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나를 겨우겨우 깨우고 달래 일으켜, 이불 위에 재우는 네가 있어 나는 덜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