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간다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용감하다.

트라우마

by sooookhee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

트라우마를 가리키는 조상들의 문장이 아닌가 싶다. 그때도 트라우마는 있었으리라.


좋지 않은 기억, 특히나 크게 상처를 준 기억은 이성이 나서서 방어할 겨를도 없이 순식간에 이성의 문을 깨부수고 들이닥친다. 겨우내 품어 돋아난 연한 살점에 선득한 칼날을 찔러넣으며, 배실배실 웃는 낯으로 그것보라며 또 보자고 말하지.

어, 괜찮다. 괜찮다.
핏물빼듯 시린 찬물에 조물조물 씻어내면 감쪽같이 빠질거야. 얼음장같은 눈물로 지우고 꼬매는 저녁. 치우고 꼬매는 것은 나의 몫이다. 모두가 그렇게 살지.

산다는 것, 살아간다는 것은 그 자체로 용감한 것이고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야.

오늘도 고생많았다, 내 자신.

나한테 너무 가혹하지말자. 너도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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