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에세이
재재는 나와 입맛이 비슷한지, 남편은 자기 코에다 가까이 대면 고개를 절레절레하는 꽃약과를 참 좋아한다. 자기 손보다 작고 동그란 꽃약과를 한 손에 들고 있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이 고소하고 맛난 걸 절대 떨어뜨리지 않고 먹겠다는 의지는 재재가 꽃약과를 다섯 손가락으로 꽉 잡느라 손톱 윗부분이 하얘지는 것에서 볼 수 있다. 얼마나 귀여운지.
그런데 이보다 더 귀엽고 사랑스러워 나와 남편이 어쩔 줄 몰라하며 웃게 되는 포인트는 따로 있다. 재재가 꽃약과를 입에 한 번 물고 씹는 순간 이탈리아인처럼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마구 흔들며 재재의 평소 목소리보다는 한 옥타브 높은 톤으로 “음~~~~~ 마시떠! 으읍~~~~~ 마시꾼!”이라 외치는 모습.
엄마, 아빠가 맛있는 걸 먹으면 이탈리아인처럼 두 손으로 허공을 저으며 온갖 제스처를 취하는 걸 관찰하고 따라하는 재재. 이렇게 스펀지처럼 사랑스러움을 쫙- 쫙- 빨아들이는 재재 앞에서 우리가 어떻게 못나고 못생긴 언어와 행동을 보여줄 수 있겠는가.
꽃약과 먹는 아이꽃 재재.
엄마와 아빠의 사랑스러운 구석만 쫙- 쫙- 흡수할 수 있게 엄마, 아빠가 늘 의식하고 노력할게. 엄마, 아빠도 인간이기에 완벽하지 못해서 때로 사랑스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더라도 얼른 ‘아차!’ 하고 재재에게 꼭 설명하고 미안하다고 하고 반성하도록 할게.
우리의 작은 선생님 재재.
이번 주말에도 꽃약과 하나씩 들고 고소한 맛세상에 빠져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