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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크노크 Oct 25. 2017

그냥 웃자, 부라더

영화 <부라더> 리뷰

*본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없습니다.


그렇게 큰 의미는 없다. 영화가 내건 목표 또한 그냥 '웃는 것', '웃긴 것'인 만큼 너무 큰 기대를 하거나 많은 의미를 생각하고 이 영화를 보는 건 그리 추천하지 않는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계획했던 한강 데이트가 무산되었다면, 컬처데이라 어쩔 수 없이 직장 동료들과 영화를 보러 가야 한다면, 가족들과 주말에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다면 이 영화를 선택해도 좋을 것 같다.



영화는 고귀한 안동 가문의 불손한 형제가 아버지의 장례 소식을 듣고 다시 안동에 돌아오면서 시작된다. 석봉은 유물을 찾아 헤매며 미래의 인디아나 존스를 꿈꾸는 역사 강사이지만 유물 발굴을 위해 새로 산 장비 덕에 빚만 늘어가는 중이고, 잘 나가는 건설회사에서 잘 나가던 주봉은 순간의 실수로 실직 위기에 처한 상태다. 개인사도 버거워 죽겠는데 안동 땅에 닿자마자 평생 봐도 적응 안 되고 평생 버거운 존재, 형제와 재회한다.



아니나 다를까 만나자마자 티격태격 싸우는 두 형제에게 당황스러운 일이 벌어진다. 석봉과 몸싸움을 하느라 소홀 운전 중인 주봉의 차에 무언가 세게 들이 박힌 것이다. 그리고 곧 주봉이 운전한 차에 치인 것 같지만 또 치인 것 같지 않은 여자. 멀쩡한 것 같지만 멀쩡하지 않은 것 같은 여자 오로라가 나타나고 두 형제는 오로라 덕에 혼이 쏙 빠져나간다.



비 오는 날 꽃만 달면 완벽할 것 같은 상태의 그녀, 오로라는 각 형제가 처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석봉이 찾던 어마한 금액의 불상이 석봉의 집안에 묻혀있다는 말을 흘리지 않나, 집안 선산을 지나는 도로를 내기 위한 서명을 받아가야 회사로 복직이 가능한 주봉에게 집안 어르신들을 설득할 묘책을 알려주기도 한다. 오로라의 말을 들은 두 형제, 일단 '목표'를 위해 안동 집안의 예를 갖추는 '척' 하기로 한다.



상복은커녕 양복 입기도 싫었던, 제사는커녕 교회 성가대 나간다던 형제는 상복까지 갖춰 입고 상주 노릇을 하면서 각자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집안을 샅샅이 뒤지게 된다. 평소 같으면 가보지도 않았을 곳에 가기도 하고, 평생 모르고 살았을 집안의 족보도 줄줄 외우게 된다.



안 하던 짓을 하면 반드시 티가 나는 법! 우여곡절 아슬아슬한 형제에게 돌아가신 아버지가 서자였다는 팩트까지 더해지면서 석봉, 주봉 형제는 멘탈을 주체하기 어렵다. 석봉은 그냥 싼값의 가보라도 훔쳐 이 집을 떠나자고 자포자기하고 주봉은 어렵게 받은 동의서를 회사로 보내 버린다.



그렇게 안동을 떠나려는 형제 앞에 다시 나타난 '오로라' 해맑게 웃는 그녀 덕에 티격태격 부라더는 큰 결심을 하게 되는데! 불손한 형제의 엄청난 선택이 무엇인지는 영화를 보러 가는 사람을 위해 비워두어야겠다. 영화를 보는 동안 지루하지 않았고, 영화를 보는 내내 꽤 웃었던 것 같고, 영화를 보고 난 뒤 그렇게 큰 생각이 들지 않았던 걸 보면 영화가 목표한 바는 이룬 것 같다.



+ 사실 마요미와 이동휘 그리고 이하늬 세 배우의 개성이 워낙 뚜렷해서 어떤 조합을 만들어낼지 의아했지만 막상 영화를 보니 뚜렷한 개성이 각각 잘 어우러진 것 같다. 같이 간 친구는 이하늬의 캐릭터가 다소 강한 듯한 것 같다고 했지만, 이하늬가 아니었다면... 이란 가정을 해보니 딱히 대체할 수 있는 배우도 없을 것 같다. 세 배우의 캐릭터 덕분에 다소 부족한 현실성, 개연성, 스토리 구성이 살짝 묻어갈 수 있었던 영화. 아무 생각 없이 웃고 싶다면 망설이지 않고 예매해도 좋을 #주말의영화 #컬처데이_동료와 #영화관 #웃기는_부라더 #마요미 #마블리 #이동휘 #이하늬 그리고 왜때문에 떠오르는 #아이예매하나 #범죄도시 #윤계상_아니_장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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