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 세 끼의 힘
오늘 네가 놓친 '아침밥'은 절대 돌아오지 않아.
울 아빠 말씀이다.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아침을 먹는 날보다 먹지 못하는 날이 많아졌다. 밥이 뭐 그리 대수라고. 우리 집은 늘 '밥', '밥', '밥' 한다. 자취 생활을 영위하다가 집에 가면 가장 좋은 것이 삼시세끼 엄마가 차려주는 밥을 먹는 것인 동시에 가장 귀찮은 것도 삼시세끼 밥 때에 맞춰 꼬박꼬박 식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에 굶어 죽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밥' 세 끼 먹는 것을 귀찮다고 말하다니, 난 정말 배가 불렀던 모양이다.
학교를 다닐 때 나의 식사 패턴은 맥도널드에서 간단한 모닝 메뉴로 아침식사를, 학교 식당에서 김밥이나 샌드위치로 점심을, 집으로 돌아와 마른 반찬에 밥을 먹거나 친구들과의 외식으로 저녁을 먹는다. 물론 아침은 학교에 가는 날만 챙겨 먹는다. 주 2~3회 학교에 가니 일주일 중 2~3번만 아침 식사를 하는 것이다.
회사를 다닐 땐, 회사 근처에 맥도널드가 없어서 그냥 편의점에서 반숙란과 우유를 사 먹었다. 물론 시간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그마저도 못 먹고 늘 점심시간을 손꼽아 기다렸다. 유난히 배가 고픈 날에도 안 먹는 습관이 있어 견딜 만했다. 하지만 저혈압 쇼크로 쓰러지고 난 뒤, 난 아침 식사의 위대함을 몸소 깨닫게 되었다.
아침을 먹지 않은 날엔 빈속으로 집 밖을 나서는 순간부터 당이 확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시야가 흐릿해지고, 울렁증과 어지러움증이 번갈아가며 날 막아섰다. 한 끼라도 제대로 챙겨 먹지 않으면 시도 때도 없이 무언가를 입에 넣어야 했다. 허기가 져서 그렇다기보다 정말 어지러워서 그랬다. '밥 그리고 반찬에 영양소가 들어있으면 얼마나 들어있겠어?'라고 오만을 떨었던 지난 생각들이 후회스러웠다. 이제와 깨달았다고 굳이 여기에 포털 검색창에서 검색한 '밥의 효능'이라든지 '아침밥의 중요성'의 식상한 내용을 나열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한다. 다만 꼭 말하고 싶은 건 아이러니하게도 "오늘 네가 놓친 아침밥은 돌아오지 않아."라고 했던 울 아빠 말씀이다.
다이어트 때문에 식사량을 조절하는 것도 좋고, 바빠서 어쩌다가 끼니를 거르는 것도 좋지만 혹시라도 너무 자유로울 당신을 위해 밥심의 소중함을 뒤늦게 깨달은 내가 '밥', '밥', '밥' 외쳐주고 싶다.
오늘 하루도 맛있는 식사를! 밥심이 나르샤 몸도 마음도 튼튼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