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6일
5.73km, 1:15:19, 13:08, 80 bpm, 77.30kg
구름 한 점 없이 파랗고 맑은 날씨. 새벽에 살짝 내린 비 덕분에 메마른 공기도 촉촉해졌다. 오늘도 슈가와 함께 길을 나섰다. 이런 날은 슈가의 코가 유난히 바쁘고, 표정도 밝다. 싱싱한 냄새를 감지하는 능력만큼은 내가 따라갈 수 없다. 슈가가 나보다 잘하는 것이 많다.
심정지 이후 처음으로 1km를 달렸다. 지난 일주일 동안 300m, 500m씩 천천히 회복 러닝을 해왔는데, 오늘은 몸 상태도 좋고 날씨도 완벽했다. ‘달리기 딱 좋은 날.’ 자신감을 가지고 거리를 늘려봤다. 페이스는 8분 17초. 빠르진 않았지만, 숨이 차지도 않았고 심박수도 안정적이었다. 달리기에 대한 몸의 반응 범위가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는 느낌. 이제야말로 진짜로, 몸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오후엔 아들들과 함께 엄마 문병을 다녀왔다. 내가 마라톤 하프코스를 뛰다가 심정지로 쓰러져 전북대병원 중환자실에 누워 있던 3월 9일, 엄마도 원광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생사의 기로에 계셨다. 그날 밤을 넘기기 어렵다는 말과 함께, 연명치료 여부를 가족이 결정해 달라는 의사의 요청도 있었다고 한다. 나는 의식이 없었기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다행히 엄마도, 나도 그 밤을 넘겼다. 그러나 엄마는 일주일에 세 번 투석을 해야 할 만큼 상태가 나빠 집으로 가시지 못하고 결국, 요양병원으로 옮겨졌다.
며칠 전보다 살이 더 빠지셨다. 눈두덩이가 푹 꺼졌다. 간병인 말로는 여전히 식사를 잘하지 않으신다고 한다. 오늘은 내내 말씀이 없으셨지만, 나를 볼 때마다 “죽어야 혀”라고 말하셨다. 오늘도 “밥을 먹어야지”라는 내 말에 아무 대답이 없었다. 그 침묵 앞에서 나도 할 말을 잃었다. 마음이 무겁다.
나는 다시 살아보려 달리고 있고, 엄마는 조용히 삶을 놓으려 하고 있다. 기적처럼 살아난 내가, 죽음을 준비하는 엄마 곁에 앉아 있었다. 생과 죽음. 하나는 시작이고 하나는 끝인데, 그 둘이 오늘, 같은 방 안에서 손을 꼭 잡고 마주 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