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지역 뮤지션의 수입

by 권눈썹

얼마전 친구들과 작업실에서 오후에 느즈막히 점심을 먹고 있었다. 한 친구가 맡았던 여러 일 중 하나를 정리하게 되며 그녀의 자유를 축하하는 자리였다.


친구는 홀가분하다고 말하면서도 ‘나는 하루살이 인생이다'라고 한탄섞인 농담을 했다.


나는 위로랍시고 ‘여기 우리 전부다 하루살이 인생인데 뭐. 그래도 자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는게 얼마나 좋은건데.'라고 말했다.


진심으로 한 말이었지만 위로도 제대로 안되었을 뿐더러 바쁘게 식사하던 친구들도 일순 젓가락질이 느려졌다. 마침 그 자리에 모인 5명 모두가 프리랜서, 사업자, 예술가들이었고. 덕분에 평일 낮에 작업실에 모여 여유롭게 식사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직장을 다니는 모습이 잘 그려지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들이지만 마음 속에 비슷한 고민을 품고 있었나보다.


'불안정한 수입'


또래들은 주식도 하고 투자도 하고 청약 당첨도 되던데. 나는 매달 카드값 확인하는 게 무서워 실눈으로 고지서를 슬쩍 보고 어플을 확 꺼버린다. 난 내가 돈을 너무 적게 벌어서 모이는 돈이 없는 줄 알았다. 그런데 오늘 큰 마음 먹고 1년 만에 가계부를 써봤는데 왠걸? 직장 다닐때보다 수입이 많았다.


인터넷에 어느 친절한 분이 무료로 배포하는 엑셀 가계부를 다운받아 10월 한 달 수입을 작성해봤는데, 내가 막연히 생각했던 수입의 2배 이상 벌었다. 그 가계부는 직장인용이라 그런지 수입을 적을 칸이 부족해 칸을 임의로 추가해서 만들어야할 정도로...루트도 꽤 다양했다.


여태 불규칙적으로 띄엄띄엄 들어오는 수입은 투명인간 취급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어차피 얼마 안되는 돈인데'하고 보너스처럼 생각하고 금새 잊어버렸다. 그런데 불규칙적인 수입을 다 더해보니 이게 생각보다 꽤 된다 이말이지.. 흠...


돈을 적게 번다고 착각하니 늘 돈 생각을 하면 불안했다. 지출을 분석해보니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해서 즉흥적으로 써버린 돈이 많았다. 찔끔찔끔 할부로 나누어 끊은 돈이 매달 20만원씩 나가고 있었는데 정말 황당했다. 여러 곳에서 들어온 수입이 합치면 꽤 되는 것처럼, 할부금도 모이니 생각보다 컸다. 또 이번 달에는 공부하러 여기저기 다니느라 교육비와 교통비를 많이 지출했다. 직장인은 회사에서 비용처리하거나 소득공제로 환급받는 돈도 있겠지만, 나는 전부 사업소득이라 앞으로는 경비처리에 신경을 써야겠다.


돈이 없다고 생각하니 뭔가 시작하려해도 비용이 많이 들까봐 걱정되고, 아직 능력이 모자라나 싶어 심리적으로 위축되었다. 그런데 수입을 확인하고 나니 자신감이 올라온다. 앞으론 더 대범하게 일해야겠다. 사람들 반응이 시들시들해보여도 신경쓰지말고 더 과감하게 일을 만들어야겠다. 돈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공부하고, 버는 돈의 부피를 키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배워야겠다. 규칙적인 수입원도 마련해서 안정감도 높여가고, 안정적인 상황을 계속 만들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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