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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아 Jun 15. 2017

담담하게 사는 사람들 이야기 (22)

솔직할 것.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에게.



길을 가다 넘어지는 것이 실패가 아니라
넘어지고 안 일어나는 것이 실패다.
따라서 실패는 포기하는 순간 시작된다.
위대한 실패일수록 위대한 성취를 가져다준다.
삶은 실패의 연속이기도 하지만,
실패 속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
배움의 과정이기도 하다.
실패의 곡선 속에 번뜩이는 깨달음의 직선이 놓여 있다.

- 유영만, <공부는 망치다> 중. 



세 달 째 브런치에 글을 쓰지 못했다. 새 노트북은 노트 한 권만큼 가볍고 화면도 키보드도 넓어서 작업하기 편리하다. 한가득 쏟아지는 오전의 햇살을 받으며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만들고, 차가운 밤공기를 느끼며 웹서핑을 하고, 잠자리에 비스듬히 누워 옛날 영화를 보고.. 갓 사랑에 빠진 연인처럼 새 노트북과 나는 24시간을 붙어 있었다. 심지어 지하철에서 시간을 때울 때도 스마트폰 대신 노트북을 꺼냈다. 그런데도 도무지 새 노트북으로는 글을 쓰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는 것이다.


대체 왜.






난 왜 그랬을까? 이야기 나누다 보면 알게 된다. 자연스럽게.



나의 동기부여 유형을 알아보고 새로운 행동 패턴을 계획해 보았던 스물 두번째 모임. 우리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자기 자신의 생활 리듬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양손 그리기' 활동을 통해 마음 속 깊은 곳에 숨겨져 있던 나의 욕망을 꺼내고, 그 욕망이 실현되지 못하는 이유를 발견했다. 그리고 나는 어떤 생활 패턴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상황에서 활력이 생기는지를 보다 전문적으로 분석해보기 위해 <나는 오늘부터 달라지기로 결심했다> (2016, 그레첸 루빈) 책의 내용을 토대로 하여 만든 셀프 테스트와 질문지를 가지고 토론을 했다. 4명이서 한 조를 이루어 약 1시간 동안 테스트 결과와 질문의 답을 공유하고 피드백 받는 과정에서 나도 몰랐던 나를 알기도 하고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깊어지는 모습을 보았다.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1296768



스스로를 속이지 않기.



솔직할 것.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에게. 사실 나는 답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인정하기 싫을 뿐. 상황을 명확히 판단하기 위해서는 눈을 크게 뜨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런 이후에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뛰어들거나 원인을 분석하거나 그도 저도 아니면 내가 미적거리고 있다는 사실이라도 받아들어야 한다. 모두 괴롭다. 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고통이라고 해도 야잇!하고 뛰어들기에는 겁이 난다. 어쩌지 어쩌지 하는 사이 시간은 자꾸만 흘러가고ㅡ그에 비례하여 죄책감도 쌓여만 간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지만 더욱 격렬하게 아무 것도 하기 싫어진다.


그런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에는 단계가 있다. 첫째, 에너지가 떨어져버렸단 걸 받아들인다. 당황하여 버둥거릴수록 더 위험해진다. 물에 빠졌을 때처럼. 둘째, 차라리 다 놓아버리고 푹 쉰다. 몸에 긴장을 풀고 드러누워있다 보면 처음에는 어색하다. 물체는 관성의 법칙에 따르는데 열심히 움직이고 있던 만큼 몸과 마음이 한동안 술렁이고 불안할 것이다. 시간을 조금 보내다 보면 생각만큼 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것에 놀라면서도 안심되는 묘한 기분이 든다. 셋째, 어느 정도 충전이 되고 나면 다시 움직인다. 움찔, 꼼지락 하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행동을 시작해야 한다.


세 번째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감정보다 행동이 앞서야 한다는 것이다. '하기 싫다'고 생각하지 않기. '이젠 해야 한다'거나 '왜 하지 않았던거지'란 생각도 하지 않기. 그저 오늘은 태어나 이 일을 하는 첫 날인 것처럼 무심하고 시크하게 돌입하여 감정이 치고 들어올 틈을 주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니 단순하고 쉬운 동작부터 시작해야 한다. 다이어트를 결심한 사람이라면 집 밖으로 나가기, 독서를 결심한 사람이라면 책 사서 가방에 넣고 다니기, 자격증 취득을 결심한 사람이라면 학원 등록하기,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를 결심한 사람이라면 저녁 약속 잡지 말기, 글 쓰기를 결심한 나라면 하루에 한 시간씩 빈 화면이라도 보고 있기. 그렇게.



나는 나답게.



모임이 끝난 후 나는 다시 글을 쓰고, (엄청 반응 좋았음.)


https://brunch.co.kr/@junekwon51/91


'노아'와 'MUX'가 함께하는 카페를 만들고,


http://cafe.naver.com/knowa


천천히 꾸준히 꼼지락거리고 있다. 왜 멈춰버렸는지 궁금하긴 하지만 분석하지 않기로 했다. 그곳에 쓸 에너지를 거두어 앞으로 나아가는 데 사용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노아'의 오랜 멤버들이 많이 도와주어 감사하게도 정신적으로 편히 쉬고 회복되었다. (역시 난 혼자서는 살지 못하는 타입일까?) 이제 일어나 걸어야지.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다시 뜰 테니까!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주인공,
스칼렛 오하라의 명대사






본 매거진에서 소개하는 모임은 '노아 Know-我'란 이름을 가지고 있어요. 2016년 초 꽃향기 가득한 강남의 한 카페에서 독서모임의 형태로 시작되었구요. 현재는 월 2~3회 다양한 장소에서 독서모임, 자기분석 워크샵, 골목탐방, 낭독과 글쓰기 등 여러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나답게 사는건 무엇인지, 나를 사랑하는 삶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누구나 궁금할거에요. 지금의 선택이 내 인생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지도 알고 싶을거구요.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며 나만의 기준을 하나 하나 세워나가다 보면 스스로 답을 찾아낼거라고 저는 믿어요. 있는 그대로의 나를 긍정하고 격려하는 사람들과 함께 삶의 작은 목표들을 이루며 나가며 나만의 길을 만들어나갈 수도 있을거라구요.


한 테마에 10명이내의 소규모로 모집하고 있어요. 진솔한 대화가 오갈 수 있게요. 누구든지 오실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고 부정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 분은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저희 모임의 가치는 '자기를 말로 표현해보는'데 있고 그것은 다른 사람들이 내 말에 귀기울여 주었기에 가능합니다. 그건 정말 소중하고 감사한 일이에요. 그러니 경청과 존중으로 보답할 수 있는 분들만 참여해주세요.


함께하실 분들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문의 또는 참가신청은 저의 페이스북메세지로 부탁드려요. :)

https://facebook.com/junekwon51











(C) 2017. 권윤경. 1일 1책 1글을 행하며 나를 배우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https://facebook.com/junekwon51

블로그-1 https://brunch.co.kr/@junekwon51

커뮤니티 https://cafe.naver.com/Kno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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