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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Mar 18. 2022

憂     愁





오늘도 누군가를 생각하며 사는

밥벌이로 고속도로를 달리며 누군가의 이삿짐처럼 곤혹스러운 삶을 노래한다


너는 블라우스 단추를 채우며 생각한다

오늘도 만만치 않은 길을 가야 한다고

서로를 통과하지 못해서 늘 평행선인 변두리처럼 우리는 생소했다


오늘 아침 찍어 바르던 눈밑주름 크림이 바닥이 난 걸 확인하고

세월의 주름들이 우는 소리를 들었다

어제의 내가 아닌 변방의 사람으로 살아내는

세상을 다 알 것 같아도 기껏 손톱만큼 안다


길을 잘못 든 걸 알았을 땐

이미 국도였다

비 내리는 밤을 지나가야 너에게로 닿는 허망함

여울목 지나 한없이 달려가야 닿는 모래언덕

거기 쉼 없이 들락거리는 잔물결 사이로 돌게 한 마리

무참히 서 있다


아, 그래서 너를 알고

너를 보낸 그즈음이 내겐

화양연화 였다는 것을

이제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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