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간 물들이기

by 시인 화가 김낙필




냉동실에 얼려 두었던

지난가을 채취한 봉숭아 꽃잎을 꺼내

손발톱에 물을 들인다

열 가락 다 들이면 과하고 혼란스러우니

엄지손톱, 발톱만 들인다


냉동이 안 되는 시절

늦여름, 초가을 자락에나 들이던 꽃 물을

덕분에 시도 때도 없이 마음 동하면 아무 때나 오케이다


잠자리 들기 전에 싸매고

아침에 일어나 풀었다

주홍색 꽃물이 잘도 들었다


11시간 꽃물이 예쁘게도 들었습니다

노망이라 말하지는 말아주세요, 추억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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