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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May 03. 2022

訃    告



격변의 세월을 살아낸
백성 하나가 죽었습니다
장례식장에는 사람도 별로 없습니다
역병 끝이라지만 아직도 겁에 질려 상갓집 출입을 삼가려는 의도 겠지요

몇몇 친구들이 모여 소주잔을 기울입니다
아들 딸 시집 장가보내고 손주들 보는 낙으로 산다지만 친구들은 다 압니다
순서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조문 역시 크게 슬플 일도 아닌 일이 돼버렸다는 사실이 좀 씁쓸하기도 합니다

친구가 암수술 잘 받고 5년 동안 탈 없이 잘 지내더니 방심했는지

갑자기 재발하여 급히 떠나고 말았습니다
인명은 재천이라 아무도 이리될 줄을 몰랐지요
자식들 잘 키웠고 집안이 평온했으니 인생 잘 살아낸겁니다
렇게 한 세월이 덧없이 가는거지요

이제 얼콰해져서 각자 집으로 돌아갑니다
남의 일 같지 않아서 쓸쓸해집니다
돌아보면 참 격랑의 세월을 거쳐 왔습니다
그 파노라마 같은 세월이 마치 한편의 드라마 같습니다

그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하나 둘 사라져 갑니다
잊혀 갑니다
게 우리네 인생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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