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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May 16. 2022

혼자 살며 비데쓰는 남자가 제일 부럽다는





내 무덤가에 꽃 한 송이 피었다

노란 민들레 꽃잎이 지자 솜털처럼 날아간다

어디쯤에 씨를 박고 다시 살아가겠지


나는 사실 무덤도 없다

그러니 꽃도 없다

씨도 없으니 다시 태어날 일도 없다

태안반도 어디쯤 뿌려진 영혼으로 너른 바다에 산다


무덤을 쓰고 사는 영혼들도

외롭기는 마찬가지다

누가 와도 외롭고 가도 외롭다

늘 저 먼 등성이에 누워서

지고 뜨는 해의 행적을 지켜볼 뿐이다


혼자 사는 이 외롭다 마라

여럿이 더 외롭더라

혼자 살며 비데쓰는 남자가 제일 부럽다는 사람도 있으니

세상살이에 정답은 없다


꽃도 피면 지게 마련이니

결국 혼자 북 치고 장구치고 그렇게 사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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