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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Jun 01. 2022

사랑도 죄를 짓는 일입니다






사랑은

누군가를 귀 기울이게 하고

달빛 창가에 요요히 서게 하고

빗속을 미친놈처럼 싸다니게도 하고

별빛을 손에 담아 셈하게도 합니다


사랑은

멍하니 들길을 허적허적 헤매게도 하고

풀잎에 달린 물방울을 툭 건드리게도 하고

가슴을 시도 때도 없이 두드려 먹먹하게 해 놓기도 하고

먼 하늘을 시름없이 바라보게도 합니다


그리고 사랑은

나를 고통스럽고 죄스럽게도 만듭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의 가슴을 뺏고 뺏기는 일이고

서로를 훔치고 잃어버리는 일이며

서로의 마음을 찌르고 찔 리 우는 일이니까


사랑하는 일은

그렇게

그런 죄를 짓는 일입니다


사랑하는 일도 죄를 짓는 일이란 걸 여직 나는

까맣게 모르고 살았습니다 ᆢ<rewrite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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