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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Jun 09. 2022

작정 없이 살걸 그랬다


육체가 마음을 밀어내고

마음이 정신을 밀어내면

思考는 아무 필요가 없게 된다

갖가지 허울들이 정신과 마음을 지배하고 꼭두각시처럼 살다 보면 닫게 되는 종착점

그때 알게 된다

무작정 살 걸 그랬다


돌아가는 귀로

저녁놀은 그냥 아름답다

오지랖을 떨어봐야 그냥 인간세상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현실의 벽 앞에 무력하다

그냥 작정 없이 살 걸 그랬다는


육체의 감정은 동물적인 감각에 기인한다

벗어보면 안다

털 없는 유인원 한 마리가

보인다

아~ 무작정 살 것을

얼마나 치장하고 살았는가

거지 같은 인간들


빌딩 숲에서

아파트 촌에서

빽빽한 자동차 행렬 속에서

나를 본다

방출되지 못하는 오염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저녁

창밖 앵두나무 가지에 까치 한 마리 앉았다


온 끝에 남산에 무지개가 떴다

삼십 년 만에 보는 도시 무지개다

그가 여태 살아 있었다니 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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